중국당국, 12일 위안화 급락 저지…"시장존중 약속 어긋나"(종합)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홍덕화 기자 =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은 12일 상하이 외환 시장에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할 조짐을 보이자 위안화를 매수하고 달러를 매도하는 시장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인민은행이 11일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역대 최대 상승폭인 1.86% 올린 데 이어 12일에도 1.62% 인상된 6.3306위안으로 고시하자 외환시장에서 장중 1.98% 상승한 달러당 6.451위안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현지시간 오후 4시30분(한국 시간 5시30분) 거래 마감을 앞두고 빠르게 상승폭을 줄였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지나친 위안화 약세가 급격한 자본 유출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당국이 개입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개입의 덕분인 듯 위안화는 전일 대비 1% 하락한 달러당 6.3870위안에 마감되면서 낙폭을 줄였다.
이날 상하이외환시장의 거래 대금은 비교 가능한 자료가 있는 2013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3일 국유은행 소식통들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위안화 급락을 저지하기 위해 장마감 전 15분 동안 국유은행들에 달러화 매도 지시를 내려 위안화 가치를 떠받쳤다고 보도했다.
외환 시장 거래인들도 WSJ에 "당국이 오후장 개장 직후와 마감 직전에 개입한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
인민은행이 이틀 연속 위안화를 크게 절하시키면서 중국 은행간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일간 상승 제한 폭인 2%에 근접한 6.45위안까지 치솟았다. 위안화 가치는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당국의 개입으로 달러-위안은 장 막판 상승폭을 크게 줄여 전장 마감 가격 대비 1% 가량 상승한 6.3870위안에 장을 마쳤다.
미국의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데릭 시저스 연구원은 "인민은행이 국유은행들에 위안화 매입을 '명령(order)'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일단 국유 기관들이 매수를 시작하면 이는 매도자들의 행동을 억지하는 신호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민은행 관계자들은 지난 수년간 일상적으로 반복됐던 시장 개입을 최대한 자제해왔다고 말하면서도 환율에 대한 통제 기능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전문가들은 12일의 시장 개입도 위안화의 급락세로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것으로 중국 당국의 관행을 돌이켜볼 때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하락세가 계속되면 당국이 달러화 매도 등 더욱 직접적인 개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WSJ은 통화 당국의 이번 시장 개입 파동이 전문가와 거래인들을 당황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12일 위안화 가치를 3.5%나 떨어뜨린 통화 당국이 갑작스런 하락세에 직면하자 국유은행들을 동원해 저지함으로써 시장 상황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인민은행의 약속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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