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때 사두자" 중국 석유수입량 사상 최대치 기록
작년보다 29% 늘려…유가 하락에 전략비축유 확대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이 국제유가 하락을 호기로 삼아 원유를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격)는 중국의 7월 원유 수입량이 3천71만t(2억4천260만 배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월별 수입량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중국은 유가가 폭락했던 지난해 12월에도 3천37만t(2억3천992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중국의 원유수입은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늘었다. 6월 원유수입량은 2천949만t(2억3천297만 배럴)으로 전년보다 27% 증가했다. 7월까지 누계로 볼 때도 중국의 원유수입은 전년보다 10.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월 하루 석유소비량이 740만 배럴로 미국(720만 배럴)을 넘어 세계 최대 석유소비국으로 떠오른 중국은 그간 국제유가가 급락하는 틈을 타 원유 비축량을 늘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국제유가 하락이 중국에게 원유 비축의 호기인 셈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저우산(舟山), 전하이(鎭海), 다롄(大連), 황다오(黃島) 4개의 비축기지에 1천243만t(9천819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하고 있다고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원유 공급 부족 위험에 대응하고 불안정한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신(新)에너지전략체계 구축 일정에 따라 2∼3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원유비축량을 늘려왔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후반기에 이어 또다시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배럴당 110달러를 오가던 브렌트유는 현재 50달러선을 오가는 상황이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일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43.87달러로 1주일 전보다 3.25달러 떨어져 하락폭이 6.9%에 달했다. 올해 3월17일 기록했던 10년 만의 최저 가격 42.41달러에 다가서고 있다.
유가 하락 외에도 중국이 앞으로도 석유수입을 늘려나갈 근거는 충분하다.
중국 경제지 제일재경일보는 중국이 현재 보유한 전략 비축유 물량이 충분하지 않고, 중국의 에너지 소비구조가 단기에 바뀌기 힘들며 대체에너지 기술에 획기적인 돌파구도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석유수입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의 해외 석유의존도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도 중국의 석유수입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천연가스) 경제기술연구원 보고서는 올해 중국의 석유 수요량을 총 5억3천400억t(42억1천860만 배럴)으로 예측하면서 이중 대외 의존도가 60%를 넘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페트로차이나의 석유정책 전문가 왕전(王震) 부주임은 "환경문제에 대한 압력이 커지면서 새로운 에너지 수급체계를 구축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원유비축 확대를 위한 석유 수입이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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