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장 "남중국해 매립 중단" 발언에 해석 분분(종합)
완료? 일시중단?…미국은 "못 믿겠다" 회의적 반응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국제사회의 논란이 되는 남중국해 매립작업을 "중단했다(stopped)"고 말한 것을 놓고 일시 중단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매립 작업을 아예 끝냈다는 것인지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 중인 왕 부장은 5일 남중국해 인공섬 매립 작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미 중단했다. 비행기를 타고 가서 한번 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 발언을 전한 외신들의 뉘앙스는 약간 엇갈렸다.
외신들은 왕 부장이 '중단'(stop)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말한 것으로 일제히 보도했지만 이 발언을 해석하면서 WSJ, 로이터 등은 '중국이 매립작업을 중단(stop, halt)했다'고 전한 반면, AFP 등은 '끝냈다(finished)'라고 표현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6월30일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건설 중인 일부 인공섬의 매립 작업이 마무리됐다면서 앞으로 관련 기능을 충족하는 시설 건설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왕 부장은 앞서 ARF에 참석한 동남아 측 외교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런 종전 입장을 밝힌 것으로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따라서 왕 부장의 이번 발언도 이같은 입장의 연장선상에서 매립 작업이 일부 완료됐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그것으로 끝내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추후 매립에 다시 나설 수 있다는 것인지는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이때문에 왕 부장이 언론을 상대로 인공섬 건설을 중단했다고 말한 데 대해 미국 관계자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한 관료는 "미국은 작업이 중단됐다는 데 대해 회의적이다. 작업이 중단됐다고 하더라도 영원히 중단한 건지, 일시적으로 중지한 건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은 주변국가들과 영유권 다툼을 벌이는 난사군도 일대 암초와 산호초를 매립해 인공섬을 건설하고 활주로 등 군사용 시설을 지어 주변국은 물론 미국 등의 강한 반발을 사왔다.
이번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도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작업은 핵심 논란거리였다.
미국과 일본, 아세안국가 등은 인공섬 건설 등을 통해 남중국해 분쟁도서의 영유권을 강화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중국을 압박했다.
이날 왕 부장이 기자들을 만나기 전에 열린 중국과 미국 외교장관 간 양자회담에서도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이 주된 이슈로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인공섬 건설과 시설물 군사화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중단하라고 주장했고, 중국은 분쟁 당사국 간 해결할 문제에 미국이 간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왕 부장은 케리 장관과의 회담에서는 인공섬 건설을 중단했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중국·아세안 외교장관 회의에서는 인공섬을 만드는 매립 작업을 이미 끝내 등대, 의료·긴급구호 설비, 기상 장비 등 시설물 건설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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