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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명 티베트인들이 13일 인도 뉴델리에서 티베트 라마 텐진 데렉 린포체를 추모하는 촛불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인권단체에서는 린포체가 공원 폭파에 연루됐다는 잘못된 혐의로 중국에서 13년째 구금돼 있다가 사망했다고 주장했다.(AP=연합뉴스 자료사진) |
中 '티베트자치구 선포 50주년' 앞두고 긴장 고조
집단시위·분신사건 잇달아…티베트지역 검문검색 강화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의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선포 50주년'(9월1일)을 앞두고 '티베트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이번 기회를 빌려 '티베트 발전'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할 생각이지만, 달라이 라마 등은 중국의 '티베트인 탄압'을 부각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초 달라이 라마 측으로부터 '가짜 판첸라마'라는 비난을 받는 기알첸 노르부(25)를 만나 '애국애교'(愛國愛敎)를 강조한 뒤 "흔들림 없이 조국통일과 민족단결을 수호하기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또 올해는 '시짱 자치구'가 성립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라는 점을 거론하며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개최하겠다는 뜻도 전달했다.
시 주석이 조만간 티베트를 직접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가 티베트를 찾은 것은 국가부주석 시절이던 지난 2011년 7월이 마지막이다.
중국정부의 이 같은 행보에 맞서는 반중(反中)기류도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최근 티베트인 집단 거주지역인 쓰촨(四川)성 간쯔(甘孜) 티베트족 자치주 리탕(理塘)현에서는 티베트의 고승 텐진 데렉 린포체(65)가 복역 중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집단시위가 벌어졌다.
1천여 명이 시위에 참가해 린포체를 애도하고 시신 인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공안이 시위대에 발포해 상당수 주민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린포체는 지난 2002년 발생한 폭탄 테러의 범인으로 지목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청두(成都) 교도소에서 13년째 복역 중이었다.
지난 9일에는 칭하이(靑海)성 위수(玉樹)현 위수시 광장에서 티베트인 승려 한 명이 중국의 '강압 통치'에 항의하며 분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22일에는 호주에서 티베트인 50여 명이 주(駐)시드니 중국 영사관 안에 침입해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五星紅旗)를 훼손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물리적 충돌 과정에서 영사관 직원 1명이 부상했다.
호주 경찰은 영사관 무단침입, 국기 훼손, 중국외교관 폭행 등의 혐의로 시위참가자 10명을 체포하고 중국 측에 사과했다.
주호주 중국대사관은 관련 성명에서 "이번 사건은 '시짱 독립' 세력의 폭력적 본질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중국정부는 이미 호주에 엄정한 항의를 제기하고 관련자를 엄벌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이번 시드니영사관 습격사건을 주요 소식으로 보도하면서도 이번 시위가 '린포체 사망'과 관련이 있다는 점 등은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중국 내 티베트인들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당국은 현재 티베트 지역의 군경을 대폭 증원하고 검문 검색도 크게 강화한 것으로 알려져 '시짱 자치구 선포 50주년'을 둘러싼 긴장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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