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달러페그 폐지 10년…"변동환율제 목표로 삼아야"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중국 위안화가 달러화에 페그(연동)돼 있던 통화가치를 2% 절상하는 등 페그제 폐지와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를 도입한 지 21일로 10년을 맞았다.
위안화는 그동안 무역·투자결제 규모 증대와 외환시장의 거래 여건 개선 등 국제화 진전 속에 세계 5대 지급결제 통화로 부상했지만 국내외 시장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지나치게 안정돼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은 지난 2005년 7월 21일 전격적으로 복수통화 바스켓을 구성해 시장의 환율을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안화는 처음으로 달러당 8.28위안에서 8.11위안으로 2.1% 절상됐다.
이후 지난 10년간 달러당 30% 절상되면서 미·중 양국의 통화전쟁의 주요 이슈였던 '절상' 문제는 최근 부각되고 있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5월 "위안화가 저평가돼 있지 않다"고 밝혀 위안화가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통화에 편입될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IMF의 제3의 통화로 불리는 SDR 편입 심사 결과는 오는 11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SDR은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 등 4대 통화로 구성돼 있다.
중국은 SDR 진입시 여세를 몰아 "2년내 엔화를 제치고 4대 통화가 될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중국이 수출주도 성장 때처럼 저환율 정책을 고수하는 등 위안화를 실물경제 자극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 점도 평가를 받는 요인이다.
반면 위안화가 IMF의 SDR 편입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으면서도 "세상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위안화가 상하이·선전증시의 대폭락 장세나 그리스 사태, 금값 폭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예고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변화로 시장이 요동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등 이례적인 안정이 문제라고 20일 논평했다.
IMF의 데이비드 립튼 수석 부총재도 지난 5월 "중국은 2~3년내 사실상 변동환율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싱가포르 소재 호주·뉴질랜드(ANZ)뱅킹그룹의 통화분석가인 쿤 고(Khoon Goh)는 "페그제는 버렸지만 그토록 오랜 시간 세상과 단절하고 지내다 보니 금융시장의 변동에도 놀라울 정도로 안정성을 유지해왔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통화가 이례적으로 안정돼 있거나 당국의 세심한 관리가 자칫 위안화의 국제화 진척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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