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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
<중국증시 폭락> 투매 끝이 없다…경제정책 재검토 가능성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증시의 폭락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비상'을 걸었다.
8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공황 상태에 빠진 투자자들의 투매로 하한가 종목이 속출하며 전날보다 219.93포인트(5.90%) 떨어진 3,507.19로 마감했다.
지난달 12일 5,178.19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래 1개월도 안돼 32.2%나 급락한 것이다.
1년전인 작년 7월11일만 해도 상하이지수는 2,033.00에 머물다가 작년말부터 랠리가 시작되면서 지난달 12일 154.7% 상승을 기록했다. 거래량은 뉴욕 증시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1개월도 안돼 중국 증시는 '반쪽'이 됐다. 8일 개장에 앞서 상하이와 선전 두 증시에서 600여개 상장사가 거래정지를 신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 증시에 상장된 2천800개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천400개사가 거래를 중단했다.
중국 증시는 불과 1개월만에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급등-급락장으로 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중국 증시를 지탱해온 개인투자자들이 최근에는 중대형 블루칩 주식까지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이는 신용거래로 주식을 매수한 개인들이 주가하락으로 추가 증거금을 요구받자 마지막 보루인 블루칩 주식까지 매도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신경제정책을 추진 중인 중국 지도부에게 증시 추락은 일반인들의 동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사안이기도 하다.
중국 당국이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연일 새로운 주가방어 정책들을 내놓는 것도 증시추락의 폭발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신용규제 완화, 기업공개(IPO) 속도 조절, 자금 수혈, 선물 거래량 제한 등에 이어 이날도 중국 공기업을 관리하는 국가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가 보유지분 매각을 금지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중국 증시의 폭락은 중국 경제의 성장둔화와 함께 과도기 정책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도성장에 익숙해 있던 시장이 시진핑(習近平)·리커창(李克强) 정부가 내세운 '신창타이'(新常態) 성장정책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기존 제조업 중심 발전에서 내수 진작 및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점진적인 산업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느리지만 건강한 경제 성장'을 추구해왔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는 올해 신창타이 환경에서 성장률 조정을 계속하며 금융·서비스업 부문의 개방속도를 높이고 국유기업 개혁, 지방정부 재정·조세 개혁, 금융개혁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왔다.
증시 폭락은 중국 지도부의 이런 정책구도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된다.
중국 당국이 연이어 쏟아내는 증시 안정책에도 불구하고 폭락세가 이어지면 중국 지도부가 그간의 경제 방향을 재검토하거나 일부 시기를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중국 증시의 폭락은 아울러 한국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중국이 급격하게 정책을 전환할 경우 한국의 경제·금융·산업은 부담이 커진다.
한국 경제는 대내외 다양한 악재에도 중국 경제에 크게 기대고 있다. 한중 교역량은 전년보다 2.8% 늘어난 2천354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세계 경제에도 악재다. 그리스 위기까지 겹치며 이날 중국 증시의 폭락은 일본, 홍콩 등 아시아지역 증시의 동반 하락으로 이어졌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증시 폭락에서 비롯된 경제 불안정은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유럽, 동남아, 호주 등에도 파급되며 그리스 위기 못지않은 악재를 안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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