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회원국간 고위직 자리 놓고 각축전
한국은 이사국 진출 낙관…부총재직도 노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연내 출범 예정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이사회, 사무국 요직을 두고 회원국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지난 6일 AIIB 초대 총재에 진리췬(金立群) 전 중국 재정부 부부장을 공식 추천한 것을 전후로 유럽지역 창립회원국들이 이사국 자리와 사무국 요직을 확보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이 8일 전했다.
AIIB는 총회, 이사회, 총재 및 1인 이상의 부총재와 임직원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이사회는 모든 투자결정에 대한 권한을 보유하는 핵심기구다.
지난달 말 체결된 협정에 따라 AIIB 이사회는 12명의 이사로 구성되는데 아시아지역에서 9명, 유럽과 남미 등 여타 지역에서 3명이 할당돼 있다. 수권자본금 1천억 달러의 역내 회원국과 역외 회원국간 출자비율이 75대 25인 것과 비슷하다.
여기에서 AIIB 발족을 주도한 중국은 30.34%의 출자비율로 57개 창립회원국 가운데 최대 지분을 확보했고 투표권도 26.06%를 얻어내 사실상 주요 안건에 대한 거부권을 얻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추천한 진리췬 전 부부장은 사실상 초대 총재로 될 것이 확실시된다. 진 전 부부장은 AIIB 발족 당시 미국의 방해공작을 뚫고 '이간책'을 통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들을 끌어들이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재 자리에 이어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회원국 사이에서는 이사국 진출과 부총재직 선출이 급선무다.
이 중에서도 3자리에 불과한 역외 이사국 자리를 놓고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역외국가로는 가장 많은 지분율을 가진 독일(4.57%)과 미국의 만류에도 참가 결정을 내렸던 영국(3.11%)이 가장 적극적이라고 중국경제망이 전했다.
지분율 3위로 역내국가로 분류된 러시아(6.66%)는 내심 부총재직을 노리고 있다.
중국 주재 러시아 대사인 안드레이 데니소프는 "일정 비율의 투표권을 확보하면서 AIIB 사무국의 관리직에서도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러시아 측 담당자가 AIIB 중요 직책을 맡기 위해 준비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협정에는 총재 외에 이사회가 임명하는 1인 이상의 부총재를 두도록 규정돼 있을 뿐 부총재 수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다.
지분율 5위인 한국(3.81%)도 이사국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보면서 부총재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 부총재직 배출을 위해서는 5% 이상 지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지분이 작은 나라들과 연합해 부총재직에 도전하는 방안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지분율 6위의 호주(3.76%) 역시 AIIB 고위직 진출을 노리는 나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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