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장자치구서 검문소 습격사건…20여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의 화약고'로 불리는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이슬람권 단식 성월인 라마단 기간 교통검문소 습격 사건이 발생, 20여명이 사망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수 민족 위구르족으로 보이는 용의자들은 전날 새벽 신장 카스(喀什)지구 카스시 신춘베이루(新春北路)에 설치된 교통 검문소에서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그대로 지나쳤다.
사고현장 부근 파출소 경찰관인 트르군 메메트는 이를 본 경찰관 한 명이 조사하러 초소에서 나오자 용의자들이 차량을 후진해 그를 치어 중상을 입힌 다음 그를 구조하러 나온 경찰관 2명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고 전했다.
비무장인 교통 경찰관들은 검문소안에서 감히 나오지 못하고 부근의 무장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무장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무렵 3명의 다른 용의자가 오토바이로 검문소에 들이 닥쳐 교통 경찰관과 경찰 차량을 화염병 등으로 공격해 경찰관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투르군 메메트는 무장경찰이 용의자들을 테러리스트로 간주하고 이들을 향해 총격을 가해 15명을 사살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거리에 있던 시민들도 경찰의 사격으로 여러 명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용의자들이 몰고온 차량 번호판은 아투스(阿圖什)현 것이었으나 용의자들은 카스지구 수러(疏勒)현과 자스(嘉實)현 주민들이라고 말했다.
용의자들은 라마단 기간을 맞아 카스시내 경비가 강화되자 시 외곽에 있는 교통 검문소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수러현에선 최근 위구르족 청년 4명이 검문소에서 검문받다가 경찰관 1명을 찔러 죽이고 승용차를 몰고 달아났다.
추격에 나선 경찰은 총을 발사해 용의자 4명중 2명을 사살하고 나머지 2명을 지명 수배했다. 사건 발생 후 수러현 일대에는 계엄령이 내려져 모든 차량과 자전거에 대한 검문 검색이 강화됐다.
이밖에 허톈(和田)지구 피산(皮山)현 구마(固瑪)진 강가에서 지난 10일 무장 경찰 100여명이 위구르인들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해 최소한 8명을 사살했다고 RFA는 전했다.
현지 소식통들은 경찰이 강가에 수상한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주민 제보를 받고 즉각 출동해 이들을 포위하고 집중 사격을 했다고 전했다.
신장자치구 당국은 역내 공산당원, 공무원, 학생, 교사에 대해 라마단 기간 일체의 종교 활동을 금지하는 한편 이슬람 식당들에 대해 정상 영업을 하라고 지시하는 등 준 계엄령을 내린 상황에서 테러로 간주하는 유혈 충돌이 잇따르자 비상이 걸렸다.
신장자치구에선 당국의 강압 정책때문에 중국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원하는 위구르족과 한족간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으면서 사회가 크게 불안정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당국의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국에는 이슬람 신자가 2천만여명 있으며, 이중 1천340만여명이 신장자치구의 소수민족 위구르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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