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양 "미·중, 대결과 충돌 피해야"…루 "국가후원 사이버해킹 깊이 우려"
미·중, 워싱턴서 전략경제대화…초반 '남중국해'·해킹' 기싸움
바이든 "바다는 개방돼야…협박·위협으로 분쟁해결은 불안정 초래"
왕양 "미·중, 대결과 충돌 피해야"…루 "국가후원 사이버해킹 깊이 우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이 23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일정으로 워싱턴D.C.에서 제7차 전략경제대화(S&ED)를 개최했다.
이번 대화는 중국의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사이버 해킹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초반부터 상당한 기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날 오전 미국 국무부 애치슨 대강당에서 개막연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21세기를 규정할 미래의 협력에 대해 정직하고 솔직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하며 "주요 무역루트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의 바다는 개방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특히 "외교를 버리고 협박과 위협을 통해 분쟁을 해결하려는 국가나 다른 나라들의 침략에 눈을 감는 국가들은 불안정을 초래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중국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에 건설 중인 인공섬 건설이 국제적 해양질서와 '항행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어 "책임 있는 국가들은 국제법을 준수하고 안전한 상거래를 위한 국제 해로가 개방되도록 협력하고 있다"며 "오늘날 상업물자의 80%는 바다에 떠있는 배에 선적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400명이 넘는 규모의 중국 대표단을 환영하면서 "중국은 모든 중요한 글로벌 의제와 관련해 협상테이블에 있어야 한다"며 "갈등을 적절히 관리하면서도 핵협상에서부터 기후변화에 이르는 많은 사안을 다루는 데서 동반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미래에 성공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얼마나 책임 있는 주주(stake-holder)로서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가장 긴요한 것은 미래의 경쟁을 관리하면서 협력의 새로운 방안들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은 "우리는 국가가 후원하는 산업기밀 사이버 절취행위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인터넷이 성장과 번영을 추동하도록 하는데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4월 말 미국 전·현직 연방공무원 400만 명의 정보가 유출된 해킹사건의 배후로 중국의 해커들을 지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측 대표단을 이끄는 왕양 국무원 부총리는 "미국과 중국은 대결과 충돌의 오랜 경로를 피해야 한다"며 "일부 사안에서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지만, 대화는 항상 대결보다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측은 미국이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하는 것을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대화는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국빈방문을 앞두고 의제를 사전 점검하는 성격을 띠고 있어 양측이 정면대결 은 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대화에는 북한 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도 주요 지역 의제의 하나로 다뤄질 예정이지만,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다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대화에서는 지역 의제 외에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환경보존과 야생동물 보호, 서아프리카의 에볼라를 비롯한 전염병 퇴치, 아프가니스탄 사태 지원,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비롯한 대테러, 이란 핵협상과 비확산 공조, 인권과 홍콩 참정권 확대 문제 등 글로벌 현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전략경제대화에 앞서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은 22일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외교부 상무부부장과 만나 제5차 전략안보대화(SSD)를 가졌다. 제6차 미·중 고위 인적교류회담(CPE)도 이번 전략안보대화와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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