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유괴범 일괄사형해야"…중국서 격렬한 찬반논쟁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6-19 11:49:28
  • -
  • +
  • 인쇄


"아동유괴범 일괄사형해야"…중국서 격렬한 찬반논쟁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아이를 산 자는 무기징역, 아이를 유괴해 판 자는 사형에 처하도록 국가가 법률을 수정할 것을 건의합니다!"

최근 한 중국의 누리꾼이 인터넷 공간에 올린 이같은 내용의 구호 하나를 놓고 중국사회 전체가 뜨거운 찬반논쟁을 전개하고 있다.

19일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16∼17일 유괴된 아동의 처참한 모습을 담은 사진과 함께 등장한 이 구호는 수억 명의 중국인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과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 등에서 급속하게 확산되며 많은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 신랑망(新浪網) 웨이보가 진행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7만 명(80%)이 찬성 의견을 표시했다. 반대 의견은 15%에 불과했다.

아동을 유괴해 판 자를 일괄적으로 사형시켜야 한다는 이런 구호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공감을 표시하는 이들은 어린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다.

상당수의 젊은 엄마들은 "(아동 유괴 판매범에 대한 사형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아이가 그런 불행을 당해보기 않았기 때문이거나 아이가 없는 사람들이다. 혹은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그같은 '일괄사형'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들은 아동을 유괴해 판 범죄자를 무조건 사형에 처하면 법적 안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형판결은 개인의 구체적인 범죄 내용에 따라 개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법률전문가는 중국형법에는 이미 아동 유괴죄에 대해 15년 이상의 유기징역 혹은 무기징역, 사형(죄질이 심각한 경우) 등을 판결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만약 아동유괴 판매범을 '일괄 사형'에 처한다는 법률이 만들어질 경우 유괴피해 아동이 피살될 확률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찬반 논쟁에 중국사회 저명인사들까지 가세하고 나서 관련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분위기다.

신화통신 등은 중국중앙(CC)TV가 지난 15일 아동실종 문제를 다룬 공익성 다큐멘터리를 방영한 뒤 이런 논쟁이 시작됐다며 '시발점'을 추적해 보도하기도 했다.







중국에서 매년 불법입양, 강제노동 등을 목적으로 유괴돼 매매되는 아동의 수는 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아는 한 명당 3만∼5만 위안(약 540만∼900만 원), 남아는 7만∼8만 위안(약 1천260만∼1천440만 원)에 거래되는 거대한 '아동 매매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속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