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중국 '곤혹' 피하려고 저우융캉 비공개로 재판"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중국 정계를 뒤흔들었던 '저우융캉(周永康) 사건'이 비공개 재판으로 끝난 데에는 마오쩌둥(毛澤東) 미망인 장칭(江靑) 재판과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당서기 재판에서 겪었던 '곤혹'이 재연될 수 있다는 공산당 내 우려 때문으로 분석가들이 관측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간) 전했다.
공안부장 등 요직을 지낸 전직 최고지도부 일원인 저우융캉이 너무 많은 것을 아는 인물이라는 점에서다.
2013년 보시라이 재판이 웨이보를 통해 공개된 점에 비춰볼 때 이번 저우융캉 재판 역시 공개 재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들이 있었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미국 보스턴대 중국 전문가 조셉 퓨스미스는 "공산당 입장에서 본다면 보시라이 재판은 매우 못마땅하게 끝났다"면서 "'법질서'를 강조하는 기회가 돼야 했었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공개 재판을 다시 할 의욕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재판에서 보시라이는 자신의 아내를 포함해 원고 측 증인들을 맹비난하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임을 강조했다.
마오쩌둥 미망인 장칭이 1980년 공개 재판에서 했던 것처럼 보시라이도 재판을 자신을 항변하는 기회로 삼았고 그의 발언이 거의 실시간으로 국민들에게 전파됐다.
장칭은 "내가 한 모든 일은 마오쩌둥이 시킨 것이다. 나는 마오쩌둥의 개였다. 그가 물려고 하면 물었다"면서 자신의 체포는 마오 주석에 대한 모욕이라고 거침없이 대답했다.
저우융캉 재판부는 그의 일부 범죄 내용이 "국가기밀과 공개할 수 없는 인물과" 관련돼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로 재판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이 인물을 저우융캉의 핵심 인맥인 '석유방'(石油幇·석유 인맥) 중 한 명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작 기밀유출 혐의에 대해선 "심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4년 형을 선고하는 데 그쳤다.
역사학자 장리판은 "중국 지도부는 늘 이런 인물들을 사랑했다"면서 "그것은 관습이고 공산당은 다르지 않다. (비공개 재판은) 공산당 내 믿음이 부족하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공산당이 비공개 재판으로 혹시 불거졌을 곤혹스러움은 피했지만, 시진핑 주석이 공정하고 투명한 사법체계를 강조하는 기회는 잃었다.
영국 노팅엄대학의 스티브 창은 "비공개 재판은 시 주석이 원했던 결과가 아니었다. 그의 '플랜 B'였다"면서 "공개 재판이었다면 공산당이 자정했다는 명확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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