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中인공섬 건설은 폭력"…中 "G7이 日 정치도구 전락"(종합)
일본, G7무대서 중국 주도 AIIB 우회적 비판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 일대에서 대규모 인공섬 건설을 추진 중인 데 대해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협박과 폭력', '일방적 행동' 등의 표현을 동원해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측은 이에 대해 G7이 일본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9일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8일(현지시간) 독일 바이에른주 크륀 지역에서 이틀간 회의를 마치고 내놓은 공동선언문에서 "우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긴장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유엔 해양법 공약에 따라 해양질서를 수호할 것"이라며 "분쟁의 평화적 해결과 자유로운 항행자유, 해양 이용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는 공갈과 협박, 폭력, 일방적 행동을 거부한다"며 "(일방적 행동 등의) 목적은 바로 대규모 해양매립을 통한 토지조성(인공섬 건설)과 같은 현상변경에 있다"고 사실상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G7 정상은 또 "우리는 G7 외무장관 회담에서 통과된 해상안전 성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G7 외무장관은 지난달 15일 독일 항구도시 뤼베크에서 열린 회담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해양매립 등의 현상 변경이나 긴장을 끌어올리는 그 어떤 일방적인 행동에도 우려를 표시한다"는 내용의 '뤼베크 해양안전성명'을 채택했다.
다만, 이번 G7 정상 공동선언문에서 중국이 직접 언급되지는 않았다.
중국언론들은 G7 정상 공동선언문이나 G7 외무장관 성명에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문제가 포함된 것은 일본의 치밀한 물밑 작업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아베가 G7을 부추겨 남해(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망발을 하도록 만들었다'는 제목의 1면 톱기사에서 "G7이 일본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고 맹비난했다.
환구시보는 또 사설에서 일본 외무성 대변인이 이번 G7 정상회의 기간에 일본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 문제를 중국의 인권문제, 환경보호 등을 결부시켰다고 지적하며 "일본이 (중국이 주도하는) AIIB에 대해 생떼를 썼다"고 거듭 비난했다.
중국정부도 '협박과 폭력'이라는 표현으로 자신들의 인공섬 건설 행위를 비난한 G7 정상의 공동선언문에 대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G7의 언행은 사실 및 국제적 공약과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며 "우리는 G7이 사실을 분명하게 존중하고 편견을 버리는 한편 무책임한 발언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남중국해 지역에 대한 인공섬 건설은 주권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다른 나라는 간섭할 권한이 없다며 "중국의 주권과 영토 수호를 도발하는 일부 국가의 행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적절한 반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G7의 '동중국해 현상변경' 지적에 대해서도 "중국은 (일본의) 댜오위다오(釣魚島·센카쿠(尖閣) 열도)와 그 주변 도서지역에 대한 불법점거를 인정한 적이 없고 오히려 지역의 평화 안정을 위해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국은 동중국해에서 센카쿠 열도 영유권을 놓고 일본과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고 있고, 남중국해에서는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西沙>군도) 등에서 인공섬 건설을 추진하며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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