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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에서 최근 송환된 중국 경제사범(신화=연합뉴스DB) |
"중국 국외 도피 부패사범, 미국서 호화판 생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당국에 수배된 국외 도피 부패사범 가운데 상당수가 법망을 피해 미국에 머무르고 있으며 일부는 고가 부동산을 구입하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지난달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부패사범 검거를 위한 '천망행동'(天網行動) 작전의 하나로 공개한 국외 도피 경제사범 100인 명단 가운데 40명이 미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들 중국 부패사범들은 중국과 미국 간에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지 않아 범인 송환 절차와 규정이 복잡하다는 점을 악용, 이름을 바꾸는 등 편법을 써서 추적을 피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국외 도피범 가운데에는 미국에서 호화판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횡령 혐의로 100인 명단에 오른 중국 국유 맥주회사의 최고경영자 출신 허예쥔은 1999년 아내와 함께 미국으로 도피, 웨이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플로리다주에서 사업가로 승승장구했다.
그는 회사 명의로 마이애미에 200만달러(22억원) 짜리 아파트를 구입했으며 최고급 벤틀리 승용차와 요트도 보유하는 등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다 최근 쇼핑몰 개발 사업과 관련해 고소를 당하는 과정에서 수배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100명 중 1호 수배자로 꼽힌 양슈주(楊秀珠) 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 시장도 다른 이름으로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뒤 공금을 횡령해 2003년 미국으로 도피했다.
그는 1990년대부터 뉴욕 맨해튼에 5층짜리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가 2004년 세입자와의 법적 분쟁 과정에서 수배자임이 들통났다. 현재 이 건물은 양 시장의 시누이로 추정되는 인물을 통해 240만달러(26억원)에 매각됐다.
중국 당국은 도피범들이 가장 많이 은신한 미국 외에도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가 주요 '도피처'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중국 반(反)부패 당국은 국외도피 경제사범 검거작전인 '여우사냥'(獵狐)을 강화해 지난해에만 69개국에서 680명의 경제사범을 잡아들였으며, 올해 들어서는 32개국에서 150명을 찾아내 송환조치했다고 중국 관영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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