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굴뚝기업들 IT업체 이름으로 바꿨더니 주가 폭등
"90년대 미국 닷컴 열기 비슷"< FT>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중국의 대표적인 석탄채굴 업체인 상하이에이스(上海愛使) 등 제조업체들이 장기 침체와 사정개혁 등 외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거 정보기술(IT) 업종으로 변신, 주가를 대폭 끌어올리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현지시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해 7%대로 둔화되고 1분기 중 제조업체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7%나 감소했지만 전통 산업들이 이처럼 IT 기업들로 사명을 바꾸며 대변신하며 중국증시를 견인한 덕분에 상하이종합지수가 지난해 115%나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핵심 부문을 IT 쪽으로 전환하고 사명도 관련 이미지가 풍기도록 바꾼 기업은 근 100개사이며 올해 4월 말 현재도 40개사에 달한다. 중국 기업들의 이같은 변신 배경은 제조업과 부동산개발업 등의 침체 속에 IT 업종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국경제의 구조적 변화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상하이 소재 화타이(華泰)증권연구소의 야오웨이웨이(姚衛巍·28) 주식 투자전략가는 이에 대해 "기업들이 투자가들에게 자사가 기존의 핵심 사업을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전환시키고 있음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다"며 "이는 1990년대 말 너도나도 닷컴을 설립했던 미국 증시 (버블 사태) 상황과 유사하다"고 우려했다.
적자 경영 상태의 상하이에이스는 지난 2월초 온라인 게임업체로 전환하고 회사명을 상하이U9게임(上海游久游戱)로 바꿨다. 이같은 변신 덕분에 주가는 약 석 달 만에 140% 폭등했다. 상하이U9게임은 그러나 여전히 석탄 채굴사업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상하이 증시거래소 공시에서 "석탄 채굴과 판매를 토대로 핵심사업을 인터넷 게임 부문도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폭죽제조업체 판다파이어웍스(熊猫煙花)도 환경 규제와 주문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게 되자 지난달 3일 판다파이낸셜홀딩스(熊猫金融控股)로 이름을 바꿨다. 사용자간 직접 접속(P2P·Peer-to-Peer)할 수 있는 온라인 대출사업으로 전환, 최근 국내에서도 유망 산업으로 떠오른 핀테크 기업으로 거듭난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의 변신 계획이 사전에 유출된 때문인지 지난 3월 8∼9일 주가가 이틀 연속 10% 가격 제한폭까지 급등, 거래 중단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고급 식당들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사정 개혁 바람으로 IT업종 등으로 변신하고 있다. 베이징 시앙게칭그룹은 클라우드라이브 테크놀러지그룹으로 이름을 바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클라우드 컴퓨팅업체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기업은 지난달 6일 만기가 돌아온 4억200만위안(약 704억원)의 이자지급 실패로 민간 기업으로는 최초로 채권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낸 기업이 됐다.
중국 관영 차이나 데일리 보도(2015.4.3)에 따르면 상하이거래소는 당시 이 회사에 두 차례 서한을 보내 공시 내용을 상세하게 밝히도록 요청했다. 이어 투자가들에게도 금융 관련 사업이 치열한 경쟁과 불투명한 시장 전망 등으로 위험할 수 있음을 들어 '투자 유의'를 경고하는 등 전통 산업 등의 잇단 IT업종 변신 움직임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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