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지화, 시진핑 결재 기밀문서 2천700건 은닉"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부패혐의 등으로 중국 사정당국에서 조사를 받는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결재한 기밀 문서 2천700여건을 불법 은닉해왔다는 관측이 나왔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비서실장을 지낸 링 전 부장은 중앙판공청 주임 당시 직위를 이용해 시 주석이 2007년 부주석 시절부터 결재한 서류들을 복사해 자택에 불법 보관해 왔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이 3일 보도했다.
링 전 부장은 중앙판공청 주임을 사임한 이후에도 판공청 비서국에 심어둔 정부 등을 통해 시 주석이 군사,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각 방면에 걸쳐 결재한 서류들을 수집해왔고, 이중에는 절대 기밀문서 300여건이 포함됐다고 보쉰은 전했다.
링 전 부장의 이러한 절대 문서 수집·은닉 행위는 사형 70회에 달하는 국가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는 법 해석이 나온다.
이 문서들을 가지고 미국으로 도피한 링 전 부장의 동생인 링완청(令完成)은 시 주석과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주임에게 링 전 부장을 엄벌에 처하면 이 자료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가로서 링 전 부장 일가의 재산을 관리해온 링완청은 미국 정보당국에 해당 자료를 조만간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링완청이 '중국판 에드워드 스노든'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소한 '링지화 사건' 수사는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 요원 출신으로, NSA의 감시활동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링지화가 이 방대한 기밀자료들을 이용해 궁지에서 벗어나 시 주석과 왕 주임에게 원한을 갚으려는 음모를 획책하고 있다는 해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한편, 후 전 주석은 시 주석에게 링 전 부장을 엄벌에 처하면 국가와 당에 폐해가 된다면 그의 구명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법치를 선언한 시 주석이 후 전 주석의 체면을 세워줄지에 대해선 의문이라고 보쉰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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