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 부패사범 쫓아 비밀리에 호주 방문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국외로 도피한 부패 관리를 추적하는 일을 맡고 있는 중국 공안들이 비밀리에 호주를 방문, 관련 혐의자에게 귀국해 법의 심판을 받도록 설득 작업을 벌였다고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가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산둥(山東)성 리자오(日照)시 공안 2명이 지난해 12월 조용하게 호주 멜버른을 방문해 부패 혐의자인 둥펑(49)과 직접 협상을 벌였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외국 도주 부패관리와 경제사범 검거를 위한 '여우사냥(獵狐)'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공안이 직접 서방 국가를 찾아 혐의자들을 만난 사례가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신문은 밝혔다.
둥펑은 중국 민간기업에 재직하던 2005~2007년 사이 100만 위안(1억8천만원) 이상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둥펑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자 2009년 호주로 달아났으며 인터폴 수배자 명단에도 올라 있다. 현재 호주 시민권을 받아 아내, 딸과 살고 있으며 관광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다.
중국 리자오시 경제사범 단속팀의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중국에서 전화로 접촉했지만 그(둥펑)가 우리 말을 믿지 않고 직접 보기를 원했다"며 호주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중국 당국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여우사냥 작전을 통해 69개국에서 290명을 송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중국인 부패 사범들이 은신하는 대표적 국가인 미국, 캐나다, 호주 당국은 중국의 송환 요구에 신중하게 대응해 중국의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공안부는 중국 본토에 남은 가족들을 활용해 압박하는 등 부패사범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호주 관리들은 중국 공안들의 방문 사실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호주 경찰은 중국 쪽에 직접 물어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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