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법관, 법원서 변호사 구타…갈길 먼 '사법개혁'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당국이 사법개혁을 강력히 추진 중인 가운데 현직 법관이 법원 안에서 변호사를 주먹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베이징헝칭(北京恒淸)법률사무소 소속 여성 변호인 추이후이(崔慧·51)는 지난 2일 베이징시 퉁저우(通州)구 법원을 찾았다가 법관과 경위로부터 심한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라이슈린(賴秀林) 집행국 법관을 만나 내가 대리하는 계약갈등 사건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며 "법원 측의 '부작위'를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하자 나를 밖으로 밀쳐내고 폭행했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담당해온 계약갈등 사건의 원고와 피고 측은 오래 전에 서로 화해한 상태지만, 법원은 2년 반이 넘도록 사건 처리를 미뤄왔다고 추이 변호사는 주장했다.
중국언론들은 이날 양쪽 눈가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는 추이 변호사의 얼굴을 그대로 공개했다.
퉁저우법원 측은 이에 대해 "이미 (법원의) 기율감찰부서가 조사에 착수했다"며 "(폭행이) 사실로 확인되면 관련자를 엄격히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후진적인 중국 사법제도의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체제는 3년 내에 '재판 중심의 사법제도'를 건설하겠다고 공언하고 법관자질 개선 등을 포함한 전방위적인 사법개혁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중국 사법개혁의 갈 길이 험난하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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