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인들 사회이슈에 목소리…'구글·스타벅스 처럼'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중국의 일부 기업인들이 사회·정치적 관심사들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중국 정부 당국이 사회와 정치적 사안들의 공론화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여건 속에서 이들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은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인은 그러나 중국 정부로부터 역풍이 불 것을 우려해 출산 장려와 동성연애자의 권리와 같은, 정부측이 크게 주시하지 않는 몇몇 사안들을 선택,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히는 모습이다.
일부 기업인들은 자녀를 둘 이상 낳을 경우에 벌금을 부과하는 중국의 이른바 '한 자녀' 정책에 도전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여행 사이트인 씨트립 닷컴의 공동창업자인 제임스 량이 그 대표적 사례다.
제임스 량은 직원들에게 한 자녀 이상을 낳을 것을 권장하면서 벌금을 무는 직원들에게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 그는 출산 저하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 중국이 경쟁과 혁신을 잃게 되는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자유주의적 경제정책들이 반체제 세력에 대한 관용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2년전 시진핑 국가주석이 취임한 이후 인터넷 검열에서부터 인권활동가 구금에 이르는 다각적인 통제 조치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관계 전문가들은 일부 중국 기업인이 정부 당국이 설정한 한계선을 시험해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구글, 스타벅스와 같은 방식으로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 기업 브랜드의 제고를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은 지난 2월에 10쌍의 동성 부부가 올여름 미국에 가서 결혼할 수 있도록 여비 전액을 제공하는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중국에서 동성 결혼은 불법이어서 이같은 행사는 대단히 상징적인 것이었다.
음료회사인 와하하 그룹의 최고경영자 쭝 칭허우는 기업의 거점인 항저우를 비롯한 중국 대도시들에서 신차 판매를 규제하는데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신차 판매 규제는 교통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한 조치이지만 이보다는 정부가 더 간선도로와 우회도로를 건설해야 한다는 게 쭝 칭허우의 소신이다.
하수처리 및 건축자재 회사인 조아보아 테크놀로지를 이끄는 저우 쉬안화 회장은 지난 3월부터 사기 진작책으로 출산을 원하지만 '한 자녀' 정책에 저촉되는 간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10만 위안의 위로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개발회사인 광저우 뉴시티 라이프 그룹의 차오 즈웨이 회장은 한 자녀 이상을 낳으려는 직원 200명에게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의 심각한 문제인 대기 오염도 타깃이 되고 있다.
부동산 재벌인 판 스이는 2011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부 당국이 정확한 오염 통계를 공개하라고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인 바 있다. 다만 국영 미디어로부터 집중적 공격을 당한 이후 소셜 미디어 쪽에서 그의 존재감은 근래 들어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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