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IB 개봉박두'…신경제구상에 날개 단 시진핑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31 18: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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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중국 AIIB 설립 양해각서 체결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AIIB 개봉박두'…신경제구상에 날개 단 시진핑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이 미국의 집요한 반대에도 결국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화려하게 출범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경제구상'은 그야말로 날개를 달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이래 외교안보, 경제분야 등에서 굵직굵직한 목소리를 내온 시 주석이 국제무대서 AIIB를 제안했을 때만 해도 세계는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 탓이었다.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이라는 국제금융기구와 뚜렷하게 대립하는 성격을 띠고 있어 과연 미국, 일본을 비롯한 메이저 경제국가들이 선뜻 동참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24일 중국이 베이징에서 다른 20개국과 AIIB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만 해도 창립회원국 '진용'은 초라한 수준이었다.

중국을 포함해 인도, 파키스탄, 몽골, 스리랑카,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네팔, 방글라데시, 오만, 쿠웨이트, 카타르 및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9개국 등으로 사실상 대부분이 AIIB로부터 융자를 받아야 할 국가들이었다.

중국의 집요한 '구애'에도 한국과 호주 등은 참여를 보류했고 심지어 중국과 역사상 최상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자평하는 러시아도 중립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 초 영국이 G7(주요 7개국) 국가로는 처음으로 AIIB 참여를 결정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호주가 즉각 불참 입장에서 선회하는 등 미국 눈치를 보며 '저울질'을 거듭해온 많은 국가가 참여를 선언했다. 경제침체 속에 AIIB를 돌파구로 인식한 유럽국가들의 동참이 두드러졌다.

AIIB는 시 주석이 제창한 글로벌 신(新)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추동하는 하나의 강력한 포석이라는 측면에서 '창립회원 44개국'(31일 오후 잠정 추정치)이라는 숫자는 의미심장하다.

'일대일로'의 사업성에 그만큼 많은 국가가 높은 평가를 내렸다는 점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AIIB 성공은 중국이 추진하는 브릭스(BRICS)개발은행(초기 자본금 500억 달러), 중남미 지역 투자기금(자본금 250억 달러), 실크로드 기금(400억 달러)에도 줄줄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일대일로'는 중국에 최소한 두 가지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중국은 우선 이 구상을 심각한 과잉생산에 시달리는 자국 기업들이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하나의 도약대로 본다. 성장 동력이 고갈돼가는 중국경제에 새로운 엔진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 주석의 이같은 신경제구상은 필연적으로 반세기 이상 지속해온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에 균열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른바 미중 패권 경쟁에서 주요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적잖은 서방언론들이 중국이 미국의 저지노력에도 AIIB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데 대해 '21세기 미중간 권력이동의 신호'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배경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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