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보아오포럼서 또 '맹자' 꺼내 든 이유는

편집부 / 기사승인 : 2015-03-29 12: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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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사이에 우열은 없다"…'중국위협론' 불식 목적 깔린 듯

시진핑, 보아오포럼서 또 '맹자' 꺼내 든 이유는

"문명 사이에 우열은 없다"…'중국위협론' 불식 목적 깔린 듯



(보아오<중국 하이난>·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이준삼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민감한 대내외적 사안에 대한 의견을 표명할 때 중국고전을 즐겨 인용한다.

시 주석은 그동안 각종 공개강연, 발표문 등에서 논어(論語), 맹자(孟子) 등의 유교경전이나 노자(老子), 소식(蘇軾·북송(北宋) 때 문인이자 정치가) 등의 글을 자주 인용해왔다.

예컨대, 지난해 7월 라틴아메리카 순방 과정에서 '논어'의 '대도지행야, 천하위공'(大道之行也, 天下爲公·대도가 행해지면 천하는 모든 사람의 것이 된다)는 구절을 인용해 중국의 대외정책을 '공평·정의', '국제관계 민주화' 등으로 요약했다.

지난해 3월 독일을 방문해 한 공개강연에서는 '노자'의 '대방자하류'(大邦者下流·대국은 천하의 지천을 수용한다)'라는 문구를 인용, 중국의 개방적·포용적 자세를 부각했다.

시 주석은 지난 28일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博鰲) 포럼 개막식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또다시 '맹자'를 들고 나왔다.

'부물지부제, 물지정야'(夫物之不齊, 物之情也)라는 표현으로 "천지에 같은 것이 없다는 것은 자연의 이치"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는 이에 대해 "서로 다른 문명 사이에 우열은 없다. 오직 특색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부연했다. 서로 다른 문명이 대화·교류하며 상대의 장점을 취하면서 인류 사회의 발전과 세계평화를 추구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3월 파리 유네스코(UNESCO·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를 방문했을 때, 같은 해 9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성립 60주년 대회' 강연에서도 똑같은 문구를 사용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주로 서방을 향해 중국의 정치적 특수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이번에는 아시아의 운명 공동체 구축을 역설하는 대목에서 나왔다는 점이 사뭇 색다르다.

실제로 미국을 상대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대전'서 승기를 잡은 시 주석은 포럼에서 내내 자신의 글로벌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면서도 주변국들과의 '윈-윈(Win-Win)에도 초점을 맞추는 듯한 인상을 던졌다.

중국의 급격한 부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계의 눈초리를 다분히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러나 취임 이래 '강력한 군대', '중국의 외교안보 이익 수호' 등을 기치로 내걸고 외교·안보 영역에서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는 시 주석이 국제사회의 평등 원칙에 대해 진정한 '언행일치'를 보여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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