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 도피관료 송환 문제 논의차 訪美 계획"< FT>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중국 공산당 사정·감찰 총괄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기율위) 왕치산(王岐山) 서기가 미국으로 도피한 중국 부패관리(탐관)의 송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치국 상무위원을 겸하는 왕 서기가 상무위원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제임스타운 재단의 중국안보전문가 피터 마티스 연구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왕 상무위원이 기율위 서기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다면 미국으로 도피한 탐관 송환과 그들이 빼돌린 거액의 불법 자금 회수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미국에는 중국 탐관과 경제범 수 천명이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도피범 중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의 동생 링완청(令完成)이 포함돼 있어 중국 지도부가 그의 처리 문제에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링완청은 중국 사정 당국과 접촉을 유지하면서 낙마한 링 전 부장을 포함해 링씨 일가를 석방하지 않으면 중국 정부와 지도자들에게 불리한 정보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전했다.
뉴욕에서 왕청(王誠)이란 가명의 사업가로 행세하면서 링 전 부장 일가의 국외 재산을 관리하는 링완청은 링 전 부장의 '업계 특사' 및 재산 관리인 역할을 해 중국 지도자들을 공포에 떨게 할 '핵폭탄급 정보'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 정계 인사들은 링완청이 현재 국제 정보기관들이 추적하는 핵심 인물이라면서 그가 '중국판 에드워드 스노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스노든은 미국 국가안보국(NSA) 요원 출신으로, NSA의 감시활동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소식통들은 중국이 작년 국외 도피 탐관 검거작전인 '여우사냥(獵狐)'에 들어가면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협력을 다짐받았으나 이들 국가와 범죄인 인도 협정이 체결되지 않아 작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마티스 연구원은 중국이 도피 탐관의 송환과 관련해 미국 측과 원칙적인 합의를 이루기 위해 겅후이창(耿惠昌) 국가안전부장이나 궈성쿤(郭聲琨) 공안부장 대신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최측근인 왕 상무위원의 미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2년부터 2011년 사이 외국으로 도피한 중국 관리와 기업인은 2만 명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7천여 명이 미국에 숨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의 도피 자산은 8천억 위안(14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