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중국에 '베트남식 주교임명 방안' 제안
(베이징=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공을 들이는 로마 교황청이 "주교 임명권은 '베트남 방식'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다시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바티칸 대변인 페레디코 롬바르디 신부가 최근 홍콩 봉황(鳳凰) 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바티칸은 중국과 더욱 많은 공통점을 찾기를 원한다. 바티칸은 베트남과도 비슷한 문제로 협상을 한 경험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 방송이 12일 보도했다.
그는 또 바티칸과 중국간 관계개선에서 주교 임명권은 여전히 중요한 장애물로 남아있다며 중국이 '베트남 방식'을 고려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방식'은 베트남 정부가 바티칸에 제출되는 주교 후보자 명부에 대한 동의권을 행사하고 바티칸 결정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는 교황이 주교를 임명한다.
베트남은 1975년 바티칸과의 외교관계를 단절했지만, 양측은 지난 2007년부터 관계 개선을 위한 협의를 벌여왔다.
중국과 바티칸 관계는 바티칸이 1951년 대만정부를 인정하면서 단절됐다. 중국은 1957년 관제단체인 천주교애국회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자체적으로 주교를 임명해 왔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취임하면서 양측 관계가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다가 2010년 중국이 바티칸의 반대에도 천주교애국회 소속 신부를 주교로 서품하면서 다시 나빠졌다.
2013년 취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여름 중국에 화해메시지를 보내며 다시 적극적인 관계개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롬바르디 신부는 이날 "교황은 내일이라도 당장 중국을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교황이 중국 방문을 매우 고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바티칸은 현재 여전히 대만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어 양측의 관계정상화 가능성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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