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가치는 지옥행 티켓"…中 체제수호발언 수위 강화
관영매체·고위관리들, 경쟁적 '서방 사상 때리기'
(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들이 '지옥' '재앙'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하면서 서구식 가치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주 사설을 통해 "서방의 가치들이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일지 몰라도 결국 지옥으로 가는 입장권이며 중국에 재앙만 몰고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우크라이나와 아랍 국가의 사례를 들며 비서방 국가에서는 어떠한 서구식 모델을 도입해도 기본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2013년 12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티베트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만나자 "영국은 중국인에게 더는 강대국이 아니라 여행이나 공부하러 가는 노쇠한 유럽국일 뿐"이라고 논평한 바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도 지난해 10월 홍콩의 대규모 시위 관련 사설에서 "지도부가 선거 문제라는 미명하에 사회 갈등을 일으키고 불법 행동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위급 인사들도 관영매체와 같은 보조를 취하고 있다.
저우창(周强) 최고인민법원장은 최근 판사들에게 사법권의 독립과 삼권 분립이라는 서방 개념을 강력히 저지해야 한다고 요구하면서 "잘못된 서구 사상의 영향에 단호히 맞서라"고 촉구했다.
위안구이런(袁貴仁) 교육부장은 1월 대학에서 공산당에 대한 비방 발언을 하거나 서방 가치관을 전파하는 교재를 강의실에 가져오지 말라고 지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이래 2년여 동안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당체제와 국가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발언의 수위를 줄곧 높여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과거 문화대혁명 시절의 극단적인 편협성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는다.
윌리 람(林和立) 홍콩중문대 교수는 "최근 2년 동안 선전은 덜 다듬어진 형태로 변모하고 있다"며 "이 같은 종류의 거친 국가주의에 대한 큰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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