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동네타임즈] 최근 남북한 사이에서 오가는 말을 보면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지뢰 도발 사건을 계기로 남북한이 서로에게 위협과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데 그 수위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북한 인민군 전선사령부는 대북 확성기 방송이 전방지역 11곳에서 모두 가동된 15일 "전 전선에서 모든 대북 심리전 수단들을 초토화해버리기 위한 정의의 군사행동이 전면적으로 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전날 우리 측에 보낸 전통문에서는 "맞설 용기가 있다면 전장에 나와 군사적 결판을 해보자"고 위협하기도 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도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 "또다시 도발하면 가차없이 응징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남북간 긴장은 17일부터 시작하는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으로 최고조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 측은 연례적으로 해온 방어 목적의 훈련이며 최근 남북 상황이 악화하긴 했지만 참가 병력도 예년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우리 공화국은 핵 억제력을 비롯하여 세계가 알지 못하는 현대적인 최첨단 공격과 방어수단을 다 갖춘 필승불패의 최강국"이라고 떠벌리며 "군사연습이 강행되고 그 강도가 높아질수록 그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도 최대로 거세질 것"이라고 반응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북측의 성명이나 담화에는 "파렴치한", "대결정신병자의 비명", "뻔뻔스럽기 그지없는 기만의 극치" 등 과격한 표현을 넘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까지 등장하고 있다.
위험한 징조는 말 뿐만이 아니다. 북한 군부의 실세로 알려진 리영길 총참모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15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 불참했다고 한다. 앞서 이들은 14일 '조국 해방 70돌 중앙보고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군 고위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이 행사에 유사시 북한군을 총괄지휘하는 리 총참모장과 대남공작을 총괄하는 김 정찰총국장이 빠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경질됐다는 소식은 없으니 다른 목적일 가능성이 크다. 군사적 도발이나 대비를 준비하기 위해 전방에 머무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공포정치와 대외고립으로 요약되는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어떤 극단적 선택을 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증폭돼온 상황이다. 특히 북한이 '체제위협'으로 간주하는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면서 지뢰도발에 이어 확성기 도발이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우리 군의 철저한 대비 태세가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적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와 준비만이 도발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하지만, 궁지에 몰린 북한을 다루는 우리의 전략도 큰 틀에서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은 한민족을 공멸로 이끌 수 있다. 북한의 도발과 억지 궤변에도 역대 정권에서 관계 개선과 평화 증진 노력을 포기하지 못한 이유다. 신뢰는 일방적 요구가 아닌 상호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점차 거칠어지고 있는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더욱 강력하고 단호한 방어 태세와 함께, 관계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 또한 병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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