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반고 전환 미림여고 학생들 피해 없어야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8-13 19: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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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서울시교육청로부터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결정을 받은 미림여고가 결국 내년도부터 일반고로 전환된다. 교육부는 13일 미림여고에 대한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에 동의하는 공문을 서울시교육청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림여고는 교육청의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에 의해 지정이 취소돼 일반고로 전환하는 첫 학교가 됐다.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셌던 데다 첫 사례여서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당국은 재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입학 때 제시했던 자사고 교육과정을 이수하게 해 자사고 지정 취소에 따른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반고 전환이 진행되면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학생들에게 그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야한다.



미림여고는 올해 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에서 경문고·장훈고·세화여고 등과 함께 기준점(60점)에 미달했다. 나머지 세 학교가 청문회에서 적극적인 소명을 통해 자사고 지위를 어떻게 해서든 유지하려고 했던 것과 달리 미림여고는 스스로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신입생 모집과 재정운용의 어려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몇 년째 정원보다 지원자가 적었고 입학생들의 전출도 줄을 이었다. 정부 지원 없이 학생들의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에만 의존해야 하는 자사고 특성상 지탱이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은 짐작할만하다. 학부모들은 황우여 교육부장관에게 서울시교육청의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하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학교와 재단 측이 이렇다 할 개선 노력 없이 수익성의 잣대로만 평가해 자사고 지위 포기를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무엇보다 자사고 지정취소로 자녀들이 받는 교육이 부실해지는 것은 아닌지, 대학입시 때 눈에 보이지 않는 불이익을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이런 걱정을 불식하고 안심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사고는 고교 교육을 다양화하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도입됐지만 진보를 표방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공교육을 황폐화하는 주범으로 지목해 이를 축소하는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지난해 조 교육감이 취임한 뒤 6개 자사고에 대해 내린 지정취소 결정은 자사고를 수월성 교육의 핵심으로 여기는 교육부와의 갈등 끝에 장관 직권으로 번복됐다. 올해 다시 기준점에 미달한 4개 자사고 중 미림여고에 대해서만 지정취소 결정을 내려 간신히 교육부 동의를 받아냈다. 미림여고가 스스로 자사고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조 교육감의 자사고 축소 정책의 첫 성과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자사고 중에는 미림여고처럼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학교가 여럿 더 있다. 미림여고가 첫 사례인 만큼 2016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일반고 전환은 순조로워야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단 재학생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학교 측과 협력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일반고 전환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보조금 지급을 비롯한 지원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한다. 미림여고가 부작용 없이 일반고로 전환돼야 조 교육감의 정책도 탄력을 받을 여지가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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