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교에서 이런 정도의 성추행이 있었다니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7-31 13: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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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서울의 한 공립고등학교에서 여러 명의 남자교사가 여학생과 여교사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저지른 사실이 알려졌다. 피해 여학생만 해도 최근 3년간 100명을 넘는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심지어 학교 관리감독의 총 책임을 맡은 교장도 성희롱과 성추행에 직·간접적으로 엮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배움의 현장인 학교내에서 이렇듯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성추행 행위가 이뤄져 왔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아마도 교육계에서 이런 정도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초유의 일이 아닌가 싶다.



이 고교의 성추행 사실이 최근 불거진 것은 성 고충 상담실의 50대 책임교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한 여학생이 신고하면서부터다. 신고를 받고 교육청이 감사를 벌인 결과 상담실 책임교사는 다수 여학생 뿐 아니라 동료 여교사 들을 상대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별활동 시간의 미술실 등 학교 내에서 이런 일이 저질러졌다고 한다. 그뿐이 아니었다. 상담교사와 함께 형사고발된 다른 교사는 수업시간에 연예인과 성관계를 하는 상상을 이야기하고 동료 여교사도 성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교사는 여러 여학생의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검찰에 송치됐다고 한다. 다른 교사는 회식 때 노래방에서 동료 여교사를 강제로 끌어안으려 했고 이를 피하려는 여교사의 옷이 찢어지기도 했다. 이런 일들 사실이라고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머리 속이 어수선하다.



이번 사건은 학생을 성추행 등 갖가지 외부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학교 현장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다. 거꾸로 교사와 학생, 남자교사와 여자교사, 교장과 교사라는 일종의 권력관계가 상황을 키운 배경으로 작용한 흔적이 보여 씁쓸하다. 이 학교에서 성추행 사건이 처음으로 일어난 것은 지난해 2월 노래방에서 일어난 여교사 추행 사건이다. 당시 여교사는 교장에게 곧바로 문제를 제기했으나 교장은 중재를 한다는 구실로 사태해결을 미뤘고 해당 남자교사는 1년뒤에야 다른 학교로 전출됐다. 이 교장은 한술 더 떠 성희롱이나 성추행에 연루된 정황도 있다고 한다. 초기에 엄정하게 대처했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오히려 방조한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서울시 교육청은 지난 14일부터 2주간의 특별감사에 들어갔으며 조만간 조사결과를 정리해 징계 등의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한다. 더불어 이 학교에서 3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범죄가 일어난 원인을 분석해 고강도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학교라는 교육현장이 이 지경이 된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혀야 한다. 그래야 다른 곳에서 제2, 제3의 유사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다. 또 최초 사건이 발생했을때 교육청이 별다른 징계 조치를 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도 분명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다. 교육청의 잘못이 있다면 그 부분도 명쾌하게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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