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동네타임즈] 북한과 중국 간의 냉각됐던 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정전협정 체결일 때 '중국'이라는 단어조차 꺼내지 않았던 북한은 올해 태도를 돌변, 김정은이 직접 나서 6·25 전쟁에 참전한 중국군에 대한 경의를 두차례 표현했다. 김정은은 27일 중국군 전사자 묘지에 화환도 보냈다. 때마침 같은 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북한과 가까운 선양(瀋陽)을 방문했다. 시 주석이 북한과 접경한 중국 동북지역을 방문한 것은 지난 16∼18일 지린(吉林)성 일대를 둘러본 지 9일 만이다. 북한에 대해 양국관계를 개선하자는 메시지를 거듭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북중관계는 2013년 북한의 제3차 핵실험 강행으로 급속히 냉각됐다. 이후 중국과 가까웠던 장성택 처형, 시진핑 주석의 선(先) 한국 방문 등으로 양측은 관계개선의 기회를 좀처럼 찾지 못했다. 북중관계가 개선된다면 오는 9월 3일 중국의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 김정은이 전격적으로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중관계 개선은 한반도와 주변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환경변화다. 우리 정부의 면밀한 분석과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북중관계 회복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서 상반되는 두 가지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핵문제 해결을 위한 분위기 전환의 계기가 우선 마련될 수 있다. 중국이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북중관계가 개선된다면 10월 북한 노동당 창건일을 전후해 예상됐던 장거리 로켓 발사나 제4차 핵실험 강행 등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가능성도 낮아진다. 반면 중국의 대북 압박이 완화되면서 핵문제 해결이 더 어렵게 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 지재룡 중국대사는 28일 기자회견에서 "일방적 핵포기 대화에는 관심이 없다"는 실망스러운 억지 주장만 거듭 펼쳤다. 한·미·중 대북공조 강화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중국의 대북 압박 강화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마지막 방법이라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현재를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할 것인지, 대화를 통해 비핵화를 실현해 나가는 협상에 나올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관건적 시기"라고 말했다. 북중관계 회복 조짐이 한반도 정세에 긍정적 영향으로 반드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 정부의 주도적인 외교력이 더욱 필요하다. 당장 다음 달 초에는 북한도 참여하는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가 있고, 9월 초에는 중국 전승절이 있다.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북중관계 개선과 주변정세 변화에 우리가 소외되거나 관전자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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