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누리당, 집권당으로서 책임감과 능력 보여야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7-02 16: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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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새누리당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다.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욕설까지 튀어나오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수많은 카메라 앞에 그대로 노출됐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자신의 발언 순서가 끝나고 나서도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주장하자 김무성 대표가 "회의 끝내"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김 최고위원도 "대표님 이렇게 할 수 있습니까. 사퇴할 이유가 분명히 있는데"라며 항의하다가 퇴장해 회의는 어정쩡하게 끝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배석자는 김 최고위원을 향해 'X새끼' 등의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집권당 최고위원들이 모인 공개회의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거부권 행사 이후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도 모자랄 판에 하다 하다 이젠 욕설까지 나왔다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새누리당이 유 원내대표의 진퇴를 놓고 갈등을 거듭하면서 당무는 물론 국회운영까지 차질을 빚고 있다. 유 원내대표가 요청하고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던 전날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당정협의회는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대신 주재했다. 유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은 국회 운영위원회도 새누리당의 요청으로 무기연기됐다가 새정치민주연합 측에서 6일 본회의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압박하고 단독 소집 움직임을 보이자 3일 여는 것으로 가까스로 합의했다. 또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는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표면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례적으로 비공개로 진행돼 친박계 중진의원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이날 최고위원 회의 파행도 김 대표가 당 내분 수습을 위해 유 원내대표 거취 관련 공개발언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음에도 김 최고위원이 거듭 문제제기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새누리당 자체가 언제 터질지 모를 지뢰밭이 되고 있다. 당무야 그렇다 쳐도 군소 야당도 아니고 집권당내 사정 때문에 국회운영까지 차질을 빚어서야 되겠는가.



지금은 집권당이 어느 때보다는 책임감을 갖고 국정운영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시점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다 가뭄까지 겹쳐 15조원+α의 추경을 편성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시기 아닌가. 이미 추경 시점을 놓고 새누리당은 오는 20일을 시한으로 제시한 반면 새정치연합은 "20일 통과는 어불성설이다"며 시각차이를 보이고 있어 절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나흘째 확진 환자가 없어 완연한 진정세를 보였던 메르스도 추가 확진환자가 다시 나오는 바람에 이달내 조기 종식선언도 물 건너가게 됐다. 이런 난국을 헤쳐나가는데 당력을 모아야 할 시기에 해법과 끝이 보이지 않는 정치싸움만 하는 집권 여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는 봤는지 묻고싶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올해 상반기를 돌아보니 우리 정치권이 국민에게 박수보다는 지탄을 받는 일이 훨씬 많았던 것 같아 책임있는 집권여당 대표로서 면목이 없다"면서 "국민이 정치권에 원하는 것은 민생해결이고 어려운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하는 것인데, 이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어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런 말을 한 자리에서 불과 몇분도 안 돼 자리를 박차고 나왔으니 송구스럽다는 말 자체가 무색하게 됐다. 김 최고위원은 유 원내대표의 용기있는 결단을 촉구하면서 "콩가루 집안이 잘 되는 걸 저는 못봤다"고 했다. 그 말을 본인은 물론 새누리당 지도부가 각자 되새겨보고 집권 여당으로서의 책임감과 능력을 회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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