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지구촌 대학생들의 스포츠 축제인 제28회 하계 유니버시아드(U대회)가 3일 빛고을 광주에서 개막한다. 우리나라에서 유니버시아드가 개최되는 것은 1997년 무주 동계대회와 2003년 대구 하계대회에 이어 세 번째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에도 인원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48개국, 1만3천182명의 선수단이 참여한다. 경기 침체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메르스와 가뭄, 그리고 정치권의 혼란까지 온통 우울한 일만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대회가 국민의 기분을 풀어주고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한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5개 이상을 획득해 종합 순위 3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직전 대회에서 일본에 내줬던 3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성적에 너무 연연해선 안 된다. 유니버시아드는 말 그대로 전 세계 대학생들이 한데 모여 우정과 화합을 도모하는 축제의 장이다. 좋은 성적보다는 공정한 룰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경쟁하고 결과를 흔쾌히 인정하는 스포츠맨십이 훨씬 의미가 있다. 더구나 다른 나라 선수단은 손님이고, 우리는 그들을 초청한 주인이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 때마다 주최국 텃세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만큼은 그런 일이 없어야겠다. 우리 국민도 금메달 숫자가 국가 위상과는 별 상관이 없고, 국가대표 선수의 체력이 일반 국민의 체력과 무관하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종합 순위 3위보다는 우리 문화의 깊이, 남을 배려하는 우리 국민의 후덕한 인심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한류 덕분에 세계인의 관심이 예전보다는 커졌지만외국에 나가보면 여전히 우리 문화에 대한 세계인들의 인식 수준이 낮은 것이 현실이다. 또 북한 전체주의 체제의 영향도 있겠지만 외국에서는 우리 민족이 획일적이고, 외부인에 대해 배타적이라는 잘못된 선입견도 있다. 전 세계의 시선이 모이는 이런 행사는 우리의 참모습과 품격을 외부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를 잘 살리면 국격이 높아지고, 국가 이미지가 올라간다. 그래야 외국에서 우리 국민이 대접받을 수 있고, 우리 기업이 제품을 제값 받고 팔 수 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대회 성공의 척도가 안전이라는 각오로 만전을 기해야 한다. 특히 메르스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여전히 불안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지나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방과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형 행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테러, 안전사고, 식중독 같은 불미스러운 일도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점검하고 또 점검해줄 것을 당부한다. 광주광역시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광주를 외국인에게 인기있는 관광지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길 바란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이 많지만 대부분 서울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제주와 부산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인데 광주·전남을 포함한 여타 지역은 외국 관광객이 거의 오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의 주요 관광대국 중 외국 관광객이 수도에만 편중되는 경우는 찾아 보기 어렵다. '한국에 가면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도 가 볼만한 곳이 많다'는 인식이 생겨야 외국 관광객들의 지속적으로 우리나라를 찾게 된다. 수만명의 선수단과 취재단에게 남도의 문화와 매력을 알리고, 이를 뒷받침할 관광 인프라 구축 방안도 심도 있게 검토해 추진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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