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그리스 디폴트 이젠 발등의 불로 대처해야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6-28 18: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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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국제 금융시장의 화약고 격인 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한층 더 커졌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이 채권단의 구제금융 방안을 내달 5일 국민투표에 부칠 때까지 기존 구제금융 시한을 연장해달라는 그리스 정부의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유로그룹은 그리스 정부와의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그리스 측이 협상을 거부하고 있어 예정대로 30일(현지시간)에 구제금융을 종료한다는 계획이다. 그리스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 유로를 상환해야 하나 이를 갚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IMF는 회원국이 제때 상환 못 하면 디폴트가 아닌 '체납'으로 규정하고는 있지만 이는 결국 재정증권 만기연장 실패로 이어져 디폴트가 불가피하고 유로화 사용을 포기하는 그렉시트(Grexit)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국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리스 사태가 악화하면 우선 국내 유입된 외국계 자금, 특히 유럽 주요은행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식시장 등에 직접적인 충격파를 줄 수 있다. 여기에다 유럽의 실물경기가 위축되면서 수출시장 자체가 줄고,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화가치는 상대적으로 올라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우리와 그리스의 교역액은 작지만 유럽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다보니 수출 기업의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의 유럽연합(EU) 시장 수출이 디폴트 때 1.4% 포인트, 그렉시트 때는 7.3%포인트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정부는 그러나 그리스 사태가 디폴트, 그렉시트 등으로 악화하면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겠지만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그렉시트가 현실화하더라도 2011년 그리스 채무 위기로 촉발된 유럽 재정위기 당시보다는 자금유출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또 안전통화 선호 현상으로 국내 수출기업에 더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엔저현상이 완화되는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스의 디폴트는 이제 가능성을 넘어 발등의 불 정도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하는 단계가 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28일 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유동성 공급 중단을 결정하면 그리스 은행에서 뱅크런이 생기고 당장 29일부터 국제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리스 당국이 국민투표 실시안을 발표한 뒤에도 현금자동인출기(ATM)를 통해 5억 유로(약 6천270억원)를 인출되는 뱅크런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그리스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고,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부분도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낙관만 하며 안이하게 대처해서는 안 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우리 경제의 3대 불확실성 요소로 꼽은 것 중하나가 그리스 채무협상 아닌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제가 타격을 받은 상황에서 그리스 사태마저 제대로 대처 못해 충격파가 더 커진다면 경제는 회복불능의 위기로 내몰릴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당국이 29일 주식·외환시장 개장 전에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석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국내 외환·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논의한다니 다행이다. 그동안 그리스 사태를 주시하고 자신감을 갖고 대책을 준비해온 만큼 국내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게 꼼꼼히 점검하고 대응책을 가동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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