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엇을 위한 당청갈등인지 생각해봐야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6-26 16:4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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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국회법 개정안 파동과 관련한 당청 갈등이 심상치 않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례적인 여당 원내지도부 공개 비판 이후 당청 간 긴장감은 과히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하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6일 국정을 여당이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도 마음을 푸시고 마음을 열어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그러나 "여당인 새누리당이 대통령 인식의 엄중함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여전히 싸늘한 반응이다. 새누리당과 유 원내대표가 박 대통령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대통령 발언의 엄중함을 안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반응도 흘러나왔다.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일단락된 것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당청 갈등이나 계파 분란이 좀처럼 수습되기 어려울 것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의 퇴진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민심이 불안한데 당청 갈등이 최악 수준으로 빠져들 조짐을 보이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박 대통령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격정적으로 여야를 비판한 이유는 국민을 위해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난 2년여간 국회에 발목이 잡혀 국정을 제대로 이끌지 못했다는 불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청 간 갈등이 수습되지 않고서는 국정이 제대로 운영될 리는 만무할 것이다. 여당이 안정되지 않고는 국회가 제대로 운영될 수도 없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직후 5시간에 가까운 의총 끝에 '국회법 자동폐기, 유승민 재신임'이라는 의견을 사실상 모았다. 이 정도에서 당청 간 갈등과 계파 간 분란을 더 확산시키지 않는 것이 국민을 더 위한 길이 아니겠는가. 당청 갈등, 계파 분란 속에서 빚어질 국정차질이나 여권 내 혼란, 국회 실종은 국민의 이익이 결코 아닐 것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번 비판이 당적 이탈, 여권의 새판짜기까지 감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배신정치 국민심판' 발언이 탈당 또는 정계개편 등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당청 갈등이 계속된다면 이런 관측은 계속 제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번 기회에 왜 박 대통령이 이렇게 여당을 비판했는지 성찰해 봐야 한다. 여당은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지원할 전적인 책임이 있다. 오죽 답답했으면 대통령이 그렇게 했을지 되돌아 봐야 한다. 그것이 비가 온 뒤 땅을 더 굳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왕 터진 김에 이번 갈등이 어정쩡하게 봉합돼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만나 오해가 있으면 풀고 잘못이 있으면 재발방지를 논의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은 무리일까. 마음이 내키지 않더라도 일단 그렇게 하는 것이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행동일 것이다.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당청 갈등, 계파 분란을 지속하는 것은 표를 던져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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