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당, 4·29 재보선 전패 교훈 잊지는 않았나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6-24 16: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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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타임즈] 새정치민주연합 내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문재인 대표가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강한 반대에도 당 사무총장에 최재성 의원 임명을 강행한 뒤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당장 이종걸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사실상 당무거부에 돌입했다. 이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최재성 카드 주장에 "당을 깨자는 것이냐"고 반발했고, 임명발표 직후에는 "문 대표는 당 안쪽의 열쇠를 잠갔다. 포용하지 않는 정당은 확장성이 없다. 확장성이 없으면 좁은 미래가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가뜩이나 주승용,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탈한 상태에서 당의 '투 톱' 간에 균열이 벌어지는 것은 보기에 안타깝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인사에 대해 "혁신과 총선 승리, 더 큰 탕평이라는 세 가지 초점에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당론과 분당론이 고개를 드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이번 인사가 오히려 당의 원심력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게 사실이다. 비노 진영은 "말로는 통합을 한다더니 계파 갈등만 확대 재생산했다", "기득권을 내려놓으라고 했는데 오히려 친노 패권주의만 강화했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문 대표가 최재성 카드를 강행하고 비주류가 반발하는 것은 저마다 정치적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갈등이 지금 꼭 표출되도록 만들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지금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국민의 불안은 여전하고 제1야당 역할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큰 시기가 아닌가.



새정치민주연합은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변화를 다짐해 왔다. 이달 초 가나안 농군학교에서는 '단결과 변화, 민생 총력'이라는 주제로 의원 워크숍이 1박2일 간 열렸다. 의원들은 결의문을 통해 "화합과 단결의 첫발을 떼는 날"이라고 말했고, 문 대표는 "견고한 요새도 사람의 단합만 못 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다짐이 무색하게 당의 '단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지금 야당의 현실이다. 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집안 싸움을 중단시키고 갈등과 혼란이 확산하지 않도록 할 책임은 1차적으로 문 대표에게 있을 것이다.



재보선 패배의 아픔을 딛고 내년 4월 총선 승리를 위해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의 단결된 힘을 바탕으로 수권정당으로서의 자질을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주류든 비주류든 자신들의 주장이 총선과 대선을 염두에 둔 집단 이기주의는 아닌지 자성해 봐야 한다. 그렇지않고 야당의 내분만 깊어진다면 국민의 시선은 냉담해지기만 할 것이다. 4·29 재보선 전패에서 얻은 교훈을 벌써 잊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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