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동네타임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2차 진원지인 삼성서울병원에서 추가 환자가 계속 나오는데도 방역당국이 병원 부분폐쇄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계획대로 24일까지만 조치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21일 "현재까지 통제가 잘 되고 있고 아직 우리가 예측 가능한 부분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상황이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며 부분폐쇄 조치를 연장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사실 메르스 확산세는 지난 18일부터 뚜렷하게 수그러들어 진정 국면에 들어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추가 환자 수가 17일 8명이 발생한 이후 18일 3명, 19일 1명으로 줄어들고 이어 20일에는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1일에 추가 환자가 다시 3명으로 늘었지만 병원 3곳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한 것이라 진정세는 계속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추가 환자가 아예 발생하지 않은 20일을 제외하곤 이날까지 포함해 매일 환자가 발생하는 불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걱정스럽다.
삼성서울병원은 병원 내에서 환자를 옮기는 업무를 맡았던 137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방역당국이 즉각적인 대응조치를 요구하자 13일 밤 병원 부분폐쇄 결정을 내렸다. 부분폐쇄 시한은 이 환자의 최종 밀접 접촉일(10일)에서 메르스 잠복기 14일을 더해 정했다. 방역당국과 삼성병원 측은 137번 환자가 발열 등 증상이 있은 뒤에도 9일간이나 환자이송 업무를 계속해 슈퍼전파자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주시해 왔다. 다행히 이 환자를 통한 감염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자 부분폐쇄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서울병원발 추가 환자 발생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고 있고, 더구나 병원 의료진 감염도 계속 느는 상황이다. 21일 추가된 3명의 확진자 중 169번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이 병원 보안요원인 135번 환자를 담당하다가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으로는 12번째, 의사로는 4번째다. 증상이 발현한 뒤 진료를 계속했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한다. 게다가 응급실 밖에서 감염된 환자가 2명이나 되고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 환자도 있다고 한다. 슈퍼전파자 후보인 137번 환자의 추가 감염 여부만 기준으로 삼아 병원 부분폐쇄 해제를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메르스 발병이후 대처 과정을 돌이켜보면 지나친 자신감이나 판단 착오로 방역망을 좁게 쳤다가 구멍이 뚫린 뒤 허둥대는 일이 되풀이 돼왔다. 그러다 보니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고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웠다. 방역당국은 "현재로서는 24일을 유지하겠다는 뜻이며 추가 부분 폐쇄 여부는 삼성서울병원에 파견된 보건복지부 방역팀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최종 확정은 안 됐다는 얘기인 셈이니 137번 환자뿐만 아니라 다른 상황까지 종합해 신중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 병원 부분폐쇄로 외래 및 응급환자 진료가 중단되고 일반 수술도 제한됨으로써 환자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병원 경영에도 큰 손실이 초래되니 진료 정상화를 서두르려는 것은 이해할만하다. 그러나 나라 전체의 방역시스템이라는 큰 그림에서 득실을 따져 결정을 내려야 한다. 메르스 1차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은 병원 폐쇄 한 달만인 오는 29일에야 재개원할 예정이다. 당초 입원환자가 강제퇴원된 지난달 29일부터 잠복기를 계산해 13일께 재개원하려다 "철저한 방역과 소독을 통해 믿고 찾을 수 있는 안전한 병원이 되도록" 하기위해 재개원 일정을 늦췄다고 한다. 병원 규모에서 차이가 커 비교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그래도 평택성모병원 측이 재개원 일정을 미룬 뜻은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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