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르스로 잃은 민심 메르스 종식으로 만회해야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6-19 17:5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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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온 나라를 움츠러들게 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기세가 한풀 꺾인 듯하다. 19일 메르스 추가 확진자는 1명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가장 적었고 격리자 수도 전날보다 800명가량 급감했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집중 관리 중인 병원의 추가확산 여부를 지켜봐야 하지만 "현재 추이로는 진정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갤럽이 16∼18일 19세 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가 수일 내에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란 응답은 58%에서 42%로 줄어든 반면 확산할 것이라는 응답은 31%에서 46%로 크게 늘었다. 메르스 확산에 대한 국민 불안은 더 커졌다는 얘기인데 당국의 진정세 판단이 낙관만이 아니길 바란다.



정부의 초동대처 실패로 돌아선 민심은 아직 여전한 것 같다. 오히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고 사태를 이 지경으로 키운 정부에 대한 불신은 더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같은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이후 최저치인 29%로 급락했다. 지지율 29%는 연말정산 대란과 증세 논란이 일었던 1월 넷째 주, 2월 첫째 주에 이어 세 번째라고 한다. 4·29 재보궐선거 이후 40%까지 올랐던 지지율은 메르스 사태로 꺾이기 시작했으며 이번 주에는 전주대비 4%포인트나 떨어졌다.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은 메르스 확산 대처 미흡(33%)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메르스 확진자 또는 사망자가 나오거나 경유 병원이 추가된 대구·경북(55%→41%), 부산·울산·경남(41%→29%), 대전·세종·충청(36%→23%) 등에서 지지율이 10% 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은 메르스 사태가 지지율을 끌어내리는데 결정적이었음을 보여준다. 사실 박 대통령은 이번 주에 휴업후 수업을 재개한 초·중학교를 방문한 것을 비롯해 어느 때보다도 바쁘게 메르스 행보를 해왔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그런 노력이 국민 눈높이와는 맞지 않았고 메르스 확산으로 불안해하는 마음을 달래주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은 아마도 대통령이 동대문 패션 상점가에 들러 상인들을 위로하고, 방역에 실패한 삼성서울병원장을 불러서 확실한 대처를 당부하는 것을 보여주기보다는 실질적으로 메르스 대책을 챙겨 주길 더 바랐던 것 같다. 자기 주변에서 메르스 추가 확진자나 격리자가 나오고 정부의 방역 실패 소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대통령의 어떤 말이나 행동도 설득력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 메르스 대처 실패로 잃은 민심은 하루라도 빨리 메르스를 종식하는 것으로 만회할 수밖에 없다. 다행히 메르스 2차 유행이 잦아들고 3차 유행의 조짐은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마지막 관리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온 힘을 쏟아야 한다. 국회 인준을 받은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가 컨트롤타워를 맡아 메르스 종식을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국민은 대통령이 마지막까지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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