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동네타임즈]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국회의 임명동의 절차 통과로 공식 임명됐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와중에 52일간 지속된 총리 공백 사태가 지금이라도 끝나게 돼 다행스럽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총리인준안을 처리하면서 이번에도 법이 정한 시한을 넘겼다는 점은 유감스럽다. 그나마 합의에 의해 인준안 표결을 하는 정치력을 여야가 막판 발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금은 신임 황 총리에게 여유를 줄 수 없는 상황이다. 당장 황 총리는 두 팔을 걷어붙이고 메르스 사태 해결을 지휘해야 한다. 발생 한 달을 맞는 메르스 사태는 언제 끝날지 아직 종잡을 수조차 없다. 메르스 사태 초기에 잇단 실책으로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는 크게 떨어졌고 민심 이반 현상마저 나오고 있다는 점을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황 총리는 국민 불안을 잠재우고 메르스를 진압하는 야전사령관 역할을 맡아야 한다. 말 그대로 하루가 25시간이라는 각오로 민관의 대응을 총괄하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총리는 대통령의 명을 받아 내각을 통할하는 국정의 2인자 자리다. 황 총리가 직전까지 맡았던 법무장관과 총리로서의 역할은 전혀 다를 것이다. 황 총리는 우선 흔들리는 내각을 다잡고 국정의 중심 운영축 역할을 해야 한다.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부문 구조개혁을 위한 시간은 많이 남지 않았다. 이를 위한 새로운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다. 황 총리는 이 정부의 초대 내각 멤버로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필요한 경우 대통령에게 직언과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황 총리에 대한 병역면제, 전관예우 등 여러 논란이 제기됐고 야당은 인준안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황 총리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함으로써 외부에서 제기된 여러 논란을 불식시켜야 할 것이다.
올 여름이면 박 대통령 임기가 반환점을 돈다. 현 정부 3번째 총리인 황 총리에게 국민은 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달 총리 지명 사실을 발표하면서 부정부패 척결과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이를 제대로 이루기 위해서라도 국민통합의 리더십은 필요할 것이다. 황 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총리로서 일할 기회를 주신다면 소통과 국민 화합을 통해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법 개정안과 관련된 현명한 해법 마련은 이런 다짐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수 있다. 황 총리는 당·정·청 소통 라인을 복구하고 국민이 정치 때문에 또다시 쓸데없이 걱정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치력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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