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메르스 3차감염 발생, 허둥대선 안 된다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6-02 14: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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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타임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우려했던 일이 터진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일 메르스 환자가 추가로 6명 발생했으며 이 중 2명이 3차 감염자라고 발표했다. 이로써 첫 번째 환자를 확진한 지 열이틀만에 메르스 감염자는 25명으로 늘어났다. 또 메르스 환자로는 처음으로 2명이 사망했다. 3차 감염자는 2차 감염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에 머물렀던 병원의 병실을 같이 썼다고 한다. 이 2차 감염자는 당초 자가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보건당국의 재역학 조사에서 뒤늦게 환자로 확인된 경우다. 민관합동대책반은 3차 감염자 발생이 "의료기관내 감염으로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확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합동대책반의 말대로 3차 감염이 일어나기는 했으나 장소가 병원에 국한돼 있는 상태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보건 당국이 가장 우려했던 일은 바이러스의 유전자 변이와 3차 감염자 발생이었다. 유전자 변이는 전염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고, 3차 감염은 급속하게 환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말해주는 척도다. 이번 첫3차 감염은 병원이라는 제한된 곳에서 발생했다.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3차 감염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퍼진 메르스가 예측보다 강한 전염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고 봐야 한다. 중동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사례를 보면 아시아는 2차 감염이 없었고 다른 나라의 경우는 환자 1명당 2차 감염자 숫자가 1명에 못 미쳤다. 더구나 첫 번째 환자가 발생한 이후 최대 잠복기인 14일이 지나는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때 3차 감염자가 생긴 것은 매우 안타깝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한 일이지만 초동대처 실패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첫 3차 감염을 유발한 2차 감염자가 당초 격리대상에 빠져 있었고, 사망자 2명 모두 방역망 밖에 있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중 1명은 뒤늦게 방역망에 들어와 치료를 받다가 숨졌으나 다른 1명은 사망 당일이 돼서야 보건당국이 발견해낸 사례다. 애초에 메르스의 전파력과 독성을 너무 과소평가해 차단선을 느슨하게 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완벽한 방역은 가능하지 않겠지만 이제라도 방역망에 구멍은 없는지 차분하게 점검, 재점검해야 한다. 위급할수록 허둥대선 안 된다.



사망자가 나오고 3차 감염자가 확인됐다고 해서 지나치게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사망자는 이미 심각한 질병을 가진 상태였고 3차 감염도 첫 환자와 접촉한 경우의 연장선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보건당국이 오락가락하는 통에 국민 불신이 커지지 않을까 하는 점이 걱정거리다. 경찰은 지난 30일 메르스 관련 유언비어나 괴담을 퍼뜨리면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하지만 발병지역과 감염 경로 등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가 없는 일반 시민이 앞다퉈 궁금증을 풀려는 상황에서 이런 처벌로 어떤 효과를 볼지 모르겠다. 오히려 꼭 필요한 대상의 수준과 범위를 정해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게 더 필요한 조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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