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국의 '군사굴기' 명문화한 국방백서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5-27 15: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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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중국이 26일 시진핑 주석 집권 3년차를 맞아 발표한 국방백서는 미국과 일본을 향한 선전포고문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다. 9천여자 분량의 '중국의 군사전략'이라는 이 문건에는 "현재 세계 경제와 전략의 중심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고 해상에서의 주권 쟁탈전이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 중국은 해상 군사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해군력을 강화하고 작전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기존의 방어 위주 전략을 공격·방어 겸비로 선회하고, 남중국해 분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군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백서의 골자다. 특히 중국 안보의 위협 요인으로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맨 위에 올려놨고, 아태 지역에서의 (미일간) 군사동맹 강화,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다음 순번으로 열거했다. '주적'을 미국과 일본으로 상정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오는 9월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고, 아베 총리와는 과거사 갈등 와중에서도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 정상화를 시도하는 시진핑 주석이다. 그러면서도 안보전략은 한층 공격적으로 날을 세운 것이다. "중국의 꿈은 강국의 꿈이며, 강국의 꿈은 강군 건설이 필수"라는 언급에 이르러서는 향후 아태 지역 나아가 전 세계 슈퍼 파워 자리를 놓고 미국과 한 판 붙어보겠다는 의지까지 읽힌다. 미중 간 군사 충돌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중국이 남중국해에 건설 중인 인공섬 문제가 도화선이 될 공산이 크다. 중국 환구시보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만약 미국이 중국의 인공섬 건설 활동을 저지하려 한다면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중국 간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맞서 미국은 필리핀과 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훈련을 한 데 이어 오는 7월에는 호주와의 군사훈련에 일본까지 참여시키며 맞불을 놓고 있다. 미·일·호주 삼각편대로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전략이다. 아태 지역에 충돌의 기운이 감도는 것이다. 전면전까지는 아니더라도 영유권을 둘러싼 국지적 무력충돌은 언제 일어난다 해도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됐다.



물론 미중 간 직접적 무력 충돌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상호 갈등에 따른 원심력보다는 경제 협력 이익이라는 구심력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는 하찮고 작은 사건 하나가 국가 간 전쟁, 세계 전쟁으로 번졌던 예를 수없이 보여주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가 먼 곳의 얘기이며 우리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도외시할 수 없는 이유다. 중국 국방백서에서도 지적했듯 한반도는 동북아 불안정성의 진원지다. 그뿐 아니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대만, 남중국해 문제 등으로 미중 간 갈등과 대립이 고조되면 한반도는 심각한 안보적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미국과 군사동맹 관계를 맺고 있고, 중국과는 최대 경제교역관계다. 여기에 북한과 중국은 당대당 특수 관계이고 북한과 한미는 적대적 대결관계다. 미중 갈등이 커지면 커질수록 한반도의 불안정도 증폭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런 안보 딜레마를 벗어나 동북아 문제, 북한 문제에서 우리의 자주적 외교 역량을 펼치고, 새로운 역내 안보질서를 창조적으로 모색하는 데 외교 안보 당국자들의 지혜와 고뇌가 어느 때보다 더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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