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인 두 명 중 한 명은 빈곤층이라니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5-22 15:5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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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우리나라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50%에 육박한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발표가 나왔다. 우리나라 노년층의 삶이 곤궁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얘기가 아니지만 그 정도가 갈수록 심화하고 구조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서 씁쓸함이 더한다.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OECD 회원국 중 압도적 1위이고, 노인 자살률도 공포심을 불러일으킬 만큼 높은 수준이다. 노인을 공경하는 나라라는 자부심이 무색할 정도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지금 말뿐인 경로사상으로는 노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이 자명해졌다. 돈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공염불이다. 노인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하는 것은 도덕성에 기초한 당위론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건전한 지속 가능성과도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의 미래는 노인이고, 결국 노인 문제는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34개 회원국의 소득 불평등에 관한 OECD의 21일 보고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다. 201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무려 49.6%로 나타났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가처분소득이 국민 전체 중위 소득의 50% 이하에 속하는 비율을 말한다. OECD 평균(12.6%)의 4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가장 낮은 네덜란드(2%)는 물론 호주(33.5%), 멕시코(31.2%), 이스라엘(24.1%) 등 2∼4위 국가들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OECD 회원국 중 사회 시스템적으로 노인을 가장 잘 돌보지 않는 나라라는 것이 국제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경제적인 토대가 흔들리면 삶의 질은 악화한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인구 10만명 당 평균 자살률은 29.1명으로 OECD 평균(12.1명)의 약 2.5배로 나타났다. 더욱 놀라운 것은 노인 남성의 경우 그 비율이 60∼69세 64.6명, 70∼79세 110.4명, 80세 이상 168.9명이라는 결과이다. 자살률은 행복도와 관련이 있다. 비경제적인 요인도 있겠지만 물질적인 토대가 심하게 흔들리면 통계적으로 불안, 우울, 행복감 저하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이 찾아온다. 노인 범죄도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빈곤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왔다.



노인 빈곤은 우리 사회가 맞닥뜨린 여러 문제가 녹아 있다는 점에서 쾌도난마식 해결이 쉽지 않다. 과도한 자녀 교육비 지출, 청년 실업, 불충분한 사회보장 시스템 등 노인을 가난하게 만드는 문제 중 그 어느 것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여유는 더욱 없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율이 연 4.2%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2000년 고령화사회(전체인구에서 65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0% 이상)에 접어든 우리나라는 2017년 고령사회(14% 이상)에,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중산층의 25.4%, 고소득층도 2.4%가 노인이 되면서 빈곤층으로 전락한다니 저소득층은 오죽하겠는가. 국민 대다수가 미래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상황에서는 사회의 안정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마침 여야 합의에 따라 조만간 공적연금 사회적 기구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재정이나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노인 빈곤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 공공부문뿐 아니라 교육, 노동 부문의 개혁 과제들도 신속히 추진해 우리나라가 노인 빈곤율 1위의 불명예에서 하루빨리 벗어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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