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자동네타임즈]세계교육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오는 21일 하루 일정으로 남북 간 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방문한다고 19일 밝혔다. 반 총장은 방한 전에 이미 개성공단 방문을 계획하고 뉴욕의 북한 채널과 한국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반 총장은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과해 경의선 육로로 개성공단에 들어가 입주 기업을 둘러보고 북측 근로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남북 간 장기간 대화 단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를 비롯한 북한의 잇단 도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숙청설 등으로 말미암아 가뜩이나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이다. 더욱이 개성공단은 최근 북한 근로자 임금인상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증폭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사무총장의 첫 개성공단 방문은 의미가 크다. 비록 이번 방문에서 북측 고위급 인사와의 면담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경색된 남북 관계에 훈풍을 불어 넣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한반도 평화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유익하고 적절한 시점에 관련국과 협의를 거쳐 북한을 방문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이날 오전에 열린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에서도 "유엔은 '북한의 유엔'이기도 하다"면서 관련국들에 6자회담을 재개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적극적인 노력을 다해 달라고 촉구했다. 6자회담이 성과를 거둬 한반도 평화의 1차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대북 인도적 지원뿐 아니라 신뢰구축과 관련한 중재활동, 북한의 의미 있는 개혁 지원을 위해 유엔이 적극적으로 도와줄 용의가 있으며 자신이 직접 방북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재차 피력하기도 했다. 한국 출신 첫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그의 임기는 이제 2년도 채 남지 않았다. 지난 8년여 재임기간 반 총장은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공헌하는 사무총장이 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한반도가 세계 어느 곳보다 더 많은 위험이 도사린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지만 그의 몸속에 한민족의 피가 흐르고 있어 한반도 평화에 각별한 관심과 열정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이번 개성 공단 방문이 평양 방문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반 총장 개성 공단 방문에 맞춰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남북공동위원회'가 열리면 기존 최저임금 인상률 상한선 5% 규정 개정을 논의할 수 있다는 탄력적 입장을 밝혔다. 개성공단은 남북이 모든 것을 합의해 운영하는 것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이 합의구조가 훼손되면 공단의 존폐는 바람 앞의 등불이나 마찬가지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남북공동위 개최 제안을 더는 거부하지 말고, 대화의 장에서 합의의 정신에 입각해 문제를 풀기 바란다. 작은 것부터 하나씩 매듭을 풀어나가는 것이 남북 관계 개선의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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