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일본으로 가는 중국관광객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5-12 23:3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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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은 제조업과 수출 중심이어서 상대적으로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덜 부각된 측면이 있다

 [ 부자동네타임즈]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은 제조업과 수출 중심이어서 상대적으로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이 덜 부각된 측면이 있다

 

 

. 그러나 서비스산업의 경제적 효과는 제조업보다 더 클 수 있다. 외국 관광객 100명을 유치하면 반도체 12만개를 수출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통계가 있다. 매출액 10억 원당 고용규모는 의료 서비스업인 서울대병원이 7.7명인 반면 삼성전자는 0.6명, 현대차는 0.7명이라고도 한다.

 

 

 

사실 인간 삶의 모든 분야에 서비스는 따른다. 의료, 관광, 스포츠, 교육, 문화, 심지어 농업, 법률, 공업, 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서비스가 큰 생산성을 낸다. 현대에는 연회와 집회 주선, 종교적 음식 케이터링, 죽음을 맞기 위한 준비 서비스까지도 큰 돈벌이가 되는 시대이다. 지금 우리 사회 내부에서는 서비스 산업혁명의 격랑이 일고 있다. 제조업도 서비스산업과 융합될 때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성장할 수 있다. 비용 높고 이윤율 낮은 2차 산업 경제만으로는 선진경제로의 진입은 어려운 것이다. 선진기술의 단꿈은 세계적 기술평준화 시대가 열리면서 그 수명주기가 단축되면서 무한한 경쟁에 빠져드는 것이 실상이다.

 

 

관광산업은 대표적 서비스업이다. 그러나 올 들어 일본을 방문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수가 같은 기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를 2개월째 웃돌았다고 한다. 그동안 한국행을 선호하던 유커가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3월 일본을 찾은 중국인은 33만82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7% 증가했다. 최근 엔화 약세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내에서 반일감정에 덜 민감한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인 '바링허우(80後·1980년대 출생 세대)' 여성을 중심으로 일본 쇼핑관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고 비자 발급을 완화하고 면세제도를 크게 완화한 점도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관광한국’을 지향하는 우리가 긴장해야 하는 대목이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현재 한국 경제에서 가장 '핫(hot)한' 산업이 관광산업이고 핵심 키워드는 중국인 관광객"이라며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최 경제부총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관광산업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관광산업이 번창하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다양한 후방산업 발전을 촉진하는 상당한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국내 관련 산업은 아직 갖가지 규제에 묶여 외국사의 공세에 판판이 당하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제주도나 영종도 등지에는 관광호텔에 투자하겠다는 중국계 자본의 진출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내 업체에 대한 규제를 없애기 위한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수년째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가 극심한 무기력증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각종 경제살리기 법안들이 길게는 2년여동안 '낮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산업발전법·관광진흥법 등은 상임위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줄 골든타임을 번번이 놓치고 있는 꼴이다.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부지하세월로 국회통과를 기다리는 동안 한국 경제의 경쟁력은 계속 처지고 있다. 우리가 의존하는 양대 시장 중 미국은 생산기지 유턴이 이어지며 제조업 일자리가 늘고 있고, 중국도 가격경쟁력과 기술 혁신으로 한국의 주력 산업을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탈출구는 핵심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미래 먹거리를 찾거나 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밖에 없다. 정치권은 우리의 먹을거리와 청년세대의 일자리가 걸린 법적 뒷받침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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