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노인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65세 이상인 노인이 저지른 강력범죄 건수가 2년 새 40%나 늘어났다는 소식이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노인 범죄는 2011년 6만8천여건에서 2년 뒤인 2013년에는 7만7천여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살인·강도·강간 등 강력범죄만 추려보면 증가세는 더욱 뚜렷했다. 노인 강력범죄는 2011년 759건이던 것이 2013년에는 1천62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노인 인구증가율이 10%에 못 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범죄 증가율은 폭발적이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이대로 방치한다면 이 문제가 심각한 사회병리현상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다.
최근 보도된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노인 범죄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청주에서는 67세 남성이 50대 직장상사를 흉기를 찔렀다. "나이도 어린 사람이 기분 나쁘게 말하고 무시해서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고 한다. 지난 2월 인천에서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65세 노인이 지인의 소개로 만난 여성을 마구 폭행하고 현금 70만원을 빼앗았다가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됐다. 이 노인은 교제를 위해 시간과 돈을 썼는데 "차 한잔 달라"는 제안을 거절당하자 분노가 폭발했다고 한다. 성범죄도 끔찍한 수준이다. 지난달 영남에서는 60대 세입자가 술을 마시던 중 80대 할머니를 강간하려다가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일이 있었다. 부산 지역에서는 지난해 말 80대 노인이 장애인 여성을 성추행하고 강간하려다가 행인의 제지로 붙잡힌 경우도 있다. 재판정에 나온 이 80대 노인은 몸이 불편해 부축을 받아야 겨우 걸음을 뗄 정도였다고 한다. 또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는 67세 경비원이 7살 짜리 여자 아이를 지하계단으로 끌고가 성추행했다가 중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인구 증가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흐름이다. 올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662만명이고, 2020년에는 8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우리나라도 2026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농촌은 이미 노인 인구의 비중이 40%에 달하고 있다. 인구고령화로 인한 사회 문제는 이미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노인 강력범죄의 급증 현상도 그중 하나다. 모든 노인 문제에는 경제력 상실과 사회적 소외라는 근본 원인이 있다. 상실과 소외는 여러가지 사회적 병리 현상을 낳게 마련이고 범죄는 그 적나라한 일면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적 욕구를 채울 수단을 박탈당한 인간은 누구나 반사회적인 행동을 일으킬 충동을 갖게 될 수밖에 없다. 해법은 노인층을 보호할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사회적 관계망을 유지토록 지원하는 것이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못 본 척 하며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문제가 있다면 드러내고 획기적이지는 못하더라도 실질적인 대응책을 하나씩 만들어내야 한다. 때론 심각성 자체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진전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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