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시 활황, 실물경제 뒷받침돼야 의미 있다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4-16 16: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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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주식시장이 뜨겁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 심리적 저항선으로 간주했던 2,050에 이어 3년8개월 만에 2,100선을 넘어섰고 이후로도 연일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상 최고치인 2,228도 곧 돌파할 기세다. 코스닥도 올들어 28.6% 오르는 등 6년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700선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염려되는 부분도 있는 만큼 정부와 투자자 모두 좀 더 세심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주가는 일반적으로 실물 경기의 선행지표라고 한다. 이런 점에서 강세장은 희망적이지만 주변 여건을 보면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다. 우선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는 유동성에 기댄 상승이라 자칫 거품이 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양적완화로 전 세계에 돈이 넘쳐나고 있는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외국계 자금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한국 증시로 뒤늦게 유입되고 있다고 한다. 최근 3년간 일본 증시가 100%, 중국이 70% 상승하는 등 수년간 주요 국가의 주가가 급등했지만 코스피는 작년에 오히려 4.76% 하락하는 등 '왕따' 신세였다. 올해 들어 코스피가 10% 넘게 상승한 것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간 약 3조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이 2월 이후 두 달 반 동안 무려 약 5조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것이 결정적이다. 그런데 한국 경제의 전망이 유난히 밝아서 외국 돈이 몰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른 주요국 증시가 과열 국면에 진입해 추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반면 한국 증시는 그동안 '유동성 파티'에서 소외됐던 만큼 당분간은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기 용이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이다. 결국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든 다른 시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자금인 셈이다.



실제로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은 여전히 허약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7%에서 3.3%로 내렸고, 한국은행도 3.4%에서 3.1%로 낮췄다. 노무라증권이나 BNP파리바같은 일부 외국 금융사들은 2%대로 전망하고 있다. 경기가 맥을 추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수 부진이다. 주식, 부동산 같은 자산 시장의 활력이 실물경제로 확산해야 하는데 그 범위나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무역흑자 규모는 여전히 큰 편이지만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보다 큰 '불황형 흑자'가 지속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점점 둔화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낮췄고, 정부도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풀린 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주식시장에만 머물게 되면 결국 국민의 살림살이는 전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후유증만 남기게 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돈의 흐름을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 기업 실적 개선도 주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지만 이것이 투자나 고용의 확대, 그리고 이를 통한 내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점에서 기업의 이익 증가가 경기 선순환의 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소위 '개미'(개인투자가)들에게는 가치투자의 정석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주가 랠리에 흥분했다가 거품 붕괴의 악몽을 겪었던 2000년대 초반의 쓰라린 경험을 되풀이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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