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새정치민주연합의 당 쇄신을 위한 혁신위원회 구성이 완료됐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혁신은 당의 정체성을 세우고 리더십이 바로서는 정당을 만드는 것, 당 조직이 건강하게 운영되는 것, 야당다운 야당으로 거듭나 국민과 당원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은 다시 수권정당으로 우뚝 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포부가 얼마나 실현될 지 의문이다. 혁신위 구성이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난하다는 일부 평이 없지 않지만, ‘용두사미’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게 뒷받침하고 있다. 무엇보다 혁신위 제 1과제는 인적쇄신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혁신위원 구성이 ‘친노·486·운동권’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우원식 의원과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재야에 뿌리를 둔 김근태계의 민평련 소속이다. 지역위원장 몫인 최인호 부산 사하갑 지역위원장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진성 친노계로 분류된다. 외부 인사인 민변 출신의 정채웅 변호사, 임미애 경북 FTA대책 특별위 위원은 운동권 출신이다.
또 ‘비례대표 정수 확대’를 주장해온 진보 정치학자인 최태욱 교수는 민주당과 안철수세력간 통합 당시 안철수 전 공동대표측 몫으로 새정치비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때문에 외부인사 역시 새롭지 않은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4.29재보선 이후 혁신을 얘기하면서 친노 패권을 없애고 당을 바꿔야한다고 했던 당 안팎 요구와는 ‘거리감 있는 인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친노·비노로 양분된 새정치연합의 최대 과제는 무엇보다 당내 화합과 개혁이다. 그러나 이번 혁신위 인선은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감을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정이 이러니 “혁신위로 문재인 체제가 연명하다가 당내 계파 갈등으로 당이 다시 혼란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불만이 당내에서 벌써부터 터져 나오고 있는 게 아닌가.
결국은 '당 정체성' 논란으로 규정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당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혁신"이라고 하고 있다. 하지만 운동권 정체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중도층을 포기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념매몰적인 현 새정연 노선을 탈피, 중도층으로의 외연을 넓히지 않는 한 제1야당의 수권은 요원할 수밖에 없음을 지도부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혁신위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충분히 수렴, 내년 총선의 공천 룰 결정과 인사 쇄신, 당무 혁신 등에 합리적 개혁주의의 정책 제시에 힘써야 한다. 특히 혁신위가 맞닥뜨릴 최대 난제이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일은 공천 룰 문제를 어떻게 규정하느냐이다. 김 혁신위원장이 공천제도 혁신을 주도해야만, 원외 인사인 데다 당내 기반도 취약한 현실을 딛고 중진 용퇴론이나 호남 물갈이론 등의 ‘칼날’을 휘두를 수 있을 것이다. 김 혁신위원장이 현역 의원 등의 저항을 물리치고 기득권에 과감히 철퇴를 내리면서 고강도 쇄신의 칼을 휘두를 수 있는 것이다.
과감한 인적 쇄신만이 당을 새롭게 변신시킬 수 있다. 제1야당이 건실해야 집권층의 ‘독선’을 막을 수 있다. 민심에 기반한 대안도 제시,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김상곤 혁신위는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국민, 당원의 염원을 모아 희망의 혁신안을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 그것이 국민에게 정치신뢰 회복과 미래 희망을 주는 길이다. 새정치연합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