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부는 상지대에 ‘임시이사’ 파견해야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5-14 20:5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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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는 신뢰가 생명이다

[부자동네타임즈]교육자는 신뢰가 생명이다. 오늘 ‘스승의 날’이 아니더라도 평소 사회가 교육자에게 존경을 표하는 이유는 그들이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언행을 따라 배우기를 기대하고 학교에 자녀를 맡긴다. 더구나 ‘지성의 전당’인 대학교육의 최고 책임자인 총장이란 학식과 높은 실천적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다. 교직원과 학생들이 따라 배우도록 모범을 보이고, 나아가 세상에 희망을 주어야 하는 막중한 소임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대학총장은 이에 걸맞게 노력하고 있다. 대학 총장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글로벌 시대 경쟁력 있는 인재 양성을 위해 교수, 직원, 학생들과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일이다. 또한 총장은 대학을 대표해 대학 이미지를 제고하고 이를 위해 국내외 네트워크를 구성, 대학의 평가와 인지도를 높이는 역할이 그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상지대 김문기 총장은 총장으로서 ‘자격미달’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김 총장은 부정입학 등 대표적인 사학비리 탓에 1993년 퇴출당했던 전력의 인물이다. 김 총장이 21년 만인 지난해 8월 총장 및 이사직으로 복귀하자 학생들과 교수들은 김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학내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로 학교운영이 파행을 겪을 때 교육부는 상지대에 대한 특별종합감사를 벌였다. 감사결과 김 총장에 대해 관사 용도의 아파트를 부속 한방병원 병원장에게 무상사용하도록 한 점 등을 이유로 학교법인 상지학원에 해임을 요구했다.

 

 

하지만 상지대 재단은 김 총장 복귀에 반대한 교수들을 파면하고 징계하는 등 학내 비판세력 탄압을 계속했다. 캠퍼스 내 면학분위기는 사라지고 분규의 나날이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게 된 데에는 교육부의 미지근한 교육행정이 초래한 바 작지 않다. 교육부가 감사결과를 통보하면서 총장 해임을 요구한 다음날인 3월11일 재단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김씨 장남 등 김씨 쪽 신임 이사 3명의 임원 취임 승인을 교육부에 신청했고, 교육부는 이들 3명을 승인했다.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 측이 김 총장에 대한 해임요구에 불응하면 교육부는 현행 이사들의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고 임시이사를 파견할 수 있다. 교육부는 임시이사들을 파견하고 김 총장을 해임토록 조치해야 한다. 물론 상황이 그렇게 가기 전에 김문기 총장은 자진사퇴 하는 게 도리일 것이다. 교육자로서 기대되는 품격을 상실했을 뿐만 아니라 자리 지키기에 급급하면 학교 브랜드만 훼손될 뿐임을 직시하길 바란다. 신뢰를 잃은 지금, 자리를 지킨다고 해서 숭고한 교육이상을 추진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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