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수출 대한민국호’의 앞길에 풍파가 거세다. 산업경쟁력 약화와 엔화 약세 영향으로 수출이 내리막길인 것이다.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후 일본에 대한 수출은 계속 감소 추세다.
우리 수출품의 절반 이상은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해야 한다. 엔저 덕분에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일본 제품을 따라 잡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경제 발목을 잡는 엔저 영향은 메가톤급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상품이 잘 팔릴 리 없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최근 국내 수출기업 453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엔저에 따른 수출 감소는 기계류 8.7%, 석유화학 6.3%, 조선 4.7%에 달했다. 최악의 엔저 참사가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엔저는 앞으로 더 강화될 소지가 크다. 일본 자민당은 최근 일본은행(BOJ)에 채권 매입 규모를 종전보다 10조엔 확대, 매달 90조원을 더 방출하라고 주문했다. 엔저가 사그라들 리 만무하다.
일본에 대한 수출은 지난 2012년 2.2% 줄어든 데 이어 2013년 10.7%, 2014년 7.2%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올 들어서는 수출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1분기 수출은 63억9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22.0%나 줄어들었다. 중국에 이어 우리의 두 번째 수출대상국인 미국 시장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일본의 공세로 고전중이다. 일본 기업들이 엔화 약세에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적극 활용할 방침인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지난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미국 시장에서 선전해왔다. 그러나 TPP가 마무리되면 일본 제품에 대한 관세도 인하 또는 철폐된다. 이렇게 되면 국내기업들이 누려온 FTA 효과는 사라지고, 엔화 약세 공세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유럽연합(EU)에서도 현지 경기둔화 및 엔화 약세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원·엔 평균환율(100엔당)은 91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96원)보다 10.9% 떨어졌다. 원·유로 환율 역시 같은 기간 1399원에서 1223원으로 15.6%나 하락했다. 원화가치가 그만큼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뜻으로 국내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심각한 것은 엔저에 따른 파장이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이다. 일본 기업들은 앞으로 수출 가격을 인하하는 한편 수익성 개선을 통해 확보된 자금을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을 통해 품질 경쟁력을 높이면 국내 기업들은 가격은 물론 품질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그러잖아도 우리 경제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내수경제가 침체된 상태다. 거기에다 그리스 경제는 디폴트(지급불능) 사태 일보직전으로 투자심리마저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에 이중삼중의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는 형국이다. 경제주체들의 비상한 역할 증대가 요청된다. 누구보다 수출기업들은 과거 엔고 시대에 일본 기업들이 한 것처럼 기술력 향상과 품질 및 서비스 개선, 제품 다양화와 해외생산 확대 등 경쟁력강화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도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분야에 대한 획기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특히 정치권이 정쟁(政爭)에서 벗어나 경제살리기를 위한 법안 마련 및 규제 혁파 등에 앞장서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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