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자영업자의 폐업이 줄을 이으면서 가계파산의 도미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영업 부진이 이어질 경우 이들이 1100조원대인 가계부채 폭탄을 터뜨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걱정을 사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자영업자 수는 546만3000명으로, 1년 전(551만2000명)과 비교해 4만9000명 줄었다. 내수부진이 지속되면서 출혈경쟁을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점점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전체 자영업자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인 50대 이상 자영업자 수가 오히려 증가하는 모습이다. 50세 이상이 전체 자영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47.1%에서 57.1%로 대폭 증가한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자영업자의 폐업은 불황은 길어지고 있는데 동일업종의 과당경쟁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산업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인구 1천명당 도소매업 사업체 수는 일본 11.0개, 미국 4.7개, 영국 7.8개, 독일 9.3개인데 비해 한국은 18.8개로,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상당히 많았다. 음식숙박업도 인구 1000명당 13.5개로 일본(5.6개), 미국(2.1개), 영국(2.7개) 등에 비해 많은 편이다. 제한된 내수시장에서 출혈경쟁이 일다 보니 수익률이 낮고 따라서 폐업하는 자영업자들이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자영업자들은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아 대부분 빚을 돌려 막거나 생활비, 종업원 급여 및 임차료 등에 쓰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경영환경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영업자들의 월평균 매출은 2010년 990만원에서 지난해 870여만원으로 급감했다. 창업 후 5년 생존율은 도소매업 26.7%, 숙박음식점업은 17.7%에 불과하다. 고용, 소비, 투자 등 실물 부문이 크게 위축되는 등 내수 불황이 계속되고 대외여건도 팍팍해 자영업자의 빚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문제는 자영업 위기가 고용이나 소득 감소에 그치지 않고 금융안정성 전체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당국은 과도한 가계부채가 위협 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는 마당에 자영업자 대출마저 수그러들지 않는다면 우리 경제에 심각한 경고등이 켜질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최악상태인 소상공인과 서민경제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경제활성화조치와 취업률 제고, 가계소득 증가라는 선순환 고리를 만드는데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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