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타임즈] 북한이 전형적인 ‘화전양면’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북한이 신형 함대함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실시한 바로 다음날 6·15 공동선언 15주년에 맞춰 정부 성명을 통해 남북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화전양면 전술은 북한이 과거부터 구사한 대화 전략 중 하나다. 대화의 문을 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군사적 긴장의 강도를 의도적으로 높여 남북대화 시 의제설정 등 협상력에 있어 우위를 선점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북남 사이에 신뢰하고 화해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당국 간 대화와 협상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번 성명에서 한·미 합동훈련 중단, 5·24조치 해제 등을 요구했다.
정부 성명은 북한이 국가를 대표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최고 수준의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가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 지난해 7월 7일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응원단 파견 발표에 이은 두 번째다. 6·15 공동선언 15주년에 맞춘 이례적인 정부 성명이라는 측면을 고려하면 남한 정부가 한미 합동군사훈련이나 5·24조치에 대한 성의만 보일 때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의 대응이 중요하다. 이산가족상봉과 금강산 관광 재개 두 의제만 북에 제안해 고위급 회담장으로 북을 나오게 함으로써 남북대화 및 6자회담의 틀을 재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또한 정치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문화체육 교류부터 활발히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를 헤쳐 갈 유일한 항로는 남북 화해뿐이다. 소모적 대치로 서로의 외교적 입지를 좁히는 뺄셈외교가 아니라 남북 간 협력 확대로 동북아 정세를 주도하는 덧셈외교가 요구된다. 경제만 놓고 따져도 북한 당국은 러시아와의 제한적 협력 확대만으론 글로벌 제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속히 깨달아야 한다.
올해 분단 70년을 맞아 서로의 대화 노력 없이 절로 한반도 해빙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지금이 남북관계 개선의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을 갖고 북한 당국은 박근혜 정부가 ‘드레스덴 선언’ 등을 통해 내민 손을 맞잡아야 한다. 다음달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규모 선수단과 응원단을 보낼 채비를 갖춰가면서도 한편으론 쉼 없이 미사일 시위를 벌이는, 낮은 수준의 화전 양면전술만으론 자신들이 원하는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요원하다는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내려놓고 개방과 개혁의 문호를 활짝 열어 젖혀야 한다. 그래야 ‘인민들에게 이밥에 고깃국’이라도 먹일 수 있지 않겠는가.
[저작권자ⓒ 부자동네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