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결·건강하면 메르스 공포 할 필요 없다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6-19 01:2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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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타임즈]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에 대한 과도한 공포가 불황의 그늘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메르스가 퍼지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소비 위축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식당과 주점을 가리지 않고 손님들 발길이 끊겼다. 외국인 관광객이 확 줄어 서울 명동과 강남 등의 상가와 면세점은 물론이고 전통시장까지 매출이 급감했다. 놀이공원, 영화관, 박물관 등은 입장객이 50~80% 정도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미약하지만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경제가 또다시 앞날을 기약할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관들이 힘을 합쳐 머지않아 메르스를 퇴치하게 되더라도, 소비심리가 이처럼 과도하게 위축돼 경기가 차갑게 식어버린다면 경기 살리기는 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물론 이런 불안을 제공한 1차적 책임은 정부의 엉성한 초동 대응에 있다. 보건 당국의 감염병 대응시스템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국민이 정부 방역대책에 협조하고 공포심이 과도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메르스 환자 중 치료를 끝내고 퇴원한 사람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하듯 메르스는 건강한 사람이면 걸려도 쉽게 치유되는 병이다. 막연한 불안심리로 모임이나 경제활동을 취소해 길거리가 텅 빌 정도로 공포심리를 보이면 전 세계가 한국을 어떻게 볼 지 걱정이다.

 

 

잘못된 정보와 공포를 끝없이 퍼뜨리는 ‘시민의식 실종’에 안타까움을 금하지 못 한다. 메르스의 위험성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지금까지 발생한 확진 환자는 모두 병원 안에서만 감염됐다. 국민들이 차분한 일상을 되찾아야 할 이유이다. 메르스 같은 전염병이 진짜 무서운 점은 병의 전파력이나 치사율보다 사회 내부의 갈등과 불신, 공포를 증폭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우리 사회는 여러 갈등으로 공동체 존속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메르스 공포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게 놔두면 선제적이고 효과적인 방역은 불가능하다. 이미 우리 사회는 불필요한 비용을 많이 지불하고 있지 않은가.

 

 

정부도 국민보고 안심하라고 말만 할 게 아니다. 메르스 종기종식을 위해 범정부적으로 효율성 있는 체제를 운영하면서 의료진과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국제기구는 물론 주변국과도 긴밀한 협조 아래 정보를 공유해 한국의 메르스 퇴치 의지와 신뢰도를 높여가길 기대한다. 지금은 정부와 국민이 ‘메르스는 퇴치된다’는 신뢰를 갖고 하나 돼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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