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정치연합,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쇄신해야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5-24 16: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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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동네타임즈] 새정치민주연합이 24일 당의 쇄신을 이끌 혁신위원장에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을 임명했다. 4·29 재보선 전패로 내홍에 빠진 당을 수습하기 위해 혁신기구 얘기가 나오고 거의 열흘 만에 첫 단추 격인 위원장 인선을 간신히 매듭지었다. 김 전 교육감이 안철수 전 공동대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을 거쳐 3번째 카드로 위원장에 거론된 인사이고, "독배나 다름없는" 점 때문에 고심을 거듭한 뒤에야 수락을 결심한 것은 새정치연합의 상황이 그만큼 복잡하고 심각한 지경이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제 그야말로 새정치연합의 명운이 걸린 쇄신 작업의 '칼자루'를 쥐게 됐다. 진보진영 교육계 내에서는 무상급식을 비롯한 개혁적 교육정책을 이끌어 '혁신의 대부'로 꼽혀온 만큼 누란의 위기를 가져온 당내 계파 간 갈등을 수습하고 쇄신을 이끌어 새정치연합이 제1야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특별기구 형태의 혁신위원회는 공천 기득권 포기를 포함한 공천제도혁신과 인사혁신, 당무혁신 등 당의 쇄신과 관련된 현안을 포괄적으로 다루지만 결국 핵심은 인적 쇄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각 계파의 요구에 휘둘린다면 기득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친노(親盧)-비노(非盧) 진영 간 갈등은 더 심해질 것이 자명하다. 친노-비노 갈등은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 6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도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이미 분당 직전의 위험 수위에 도달해 있음을 드러냈다. 친노의 좌장격인 문재인 대표에게는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지만 박지원 전 원내대표, 김한길 전 대표 등 비노 인사들은 야유와 원색적인 욕설을 듣거나 물세례를 받는 등 봉변을 당했다. 문 대표마저도 "노무현의 이름을 앞에 두고 친노·비노로 분열하고 갈등하는 모습이 정말 부끄럽다"고 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혁신기구의 성패는 문 대표를 비롯해 각 계파가 기득권을 내려놓을 의지가 있는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표는 혁신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필요한 모든 권한을 혁신위원회에 위임하겠다고 김 위원장에게 약속했다고 한다.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되고 반드시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일이다. 그래야만 선거 패배 때마다 떠들썩하게 마련했다가 실천 없이 사장된 기존 혁신안의 전철을 안 밟을 수 있다.



혁신기구 성패의 첫 시금석은 위원 인선일 것이다. 위원 인선이 계파 간 지분나누기로 흐른다면 당내 기반이 약한 김 위원장으로서는 '얼굴마담'에 그칠 수도 있다. 조국 교수의 참여를 비롯한 위원 인선작업도 일단 김 위원장에게 위임된 상태라고 하니 방향은 옳은 듯하다. 또 집행기구인 최고위원회가 혁신위원회에서 결정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혁신기구는 허수아비에 불과할 수도 있는 만큼 혁신안이 그대로 집행되는지도 지켜볼 일이다. 김 위원장은 겸손한 스타일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단력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 뚝심이 있었기에 포퓰리즘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무상급식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을 정비할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혁신기구의 쇄신안을 받아들여야 한다. 문 대표가 혁신기구를 제안하고 각 계파가 이를 발아들인 것은 현재 상태로는 당을 더 끌고 갈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각 계파가 약속한 대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 그것이 정권교체의 희망을 지키려는 야당 지지자들에 대한 도리이고 당이 살 길이다. 또 제1야당이 바로 서야 대한민국의 정치가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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