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24 조치 해제 최대 걸림돌은 북한 자신이다

부자동네타임즈 / 기사승인 : 2015-05-21 16: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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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동네타임즈]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을 계기로 취해진 5·24 대북 제재 조치가 24일로 5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남북 양측의 정권이 바뀌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소용돌이쳤음에도 남북관계는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퇴행 조짐까지 보인다. 그 1차적 책임은 북한에 있다. 북한은 기회 있을 때마다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꽃다운 청춘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략극', '날조극' 운운하며 책임 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국제 공동조사 결과를 통해 북한의 소행임이 명백히 밝혀진 사안인데도 말이다.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와 태도 변화가 없는 한 5·24 조치를 해제할 수 없다는 우리 정부와 자신들의 소행을 부인하는 북한 간의 평행선 달리기는 5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이제 와서 천안함 사건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이대로 내버려두기도 어렵다. 정부가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유연화 조치를 취했던 이유다. 남북 간 교류의 문을 아예 닫아 버리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북한을 화해 협력의 길로 이끄는 것이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을 것이다. 5·24 조치 이듬해에 개성공단 내 건축공사 재개, 7대 종단 대표들의 방북 승인은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그러나 북한의 대답은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이었고 다시 남북관계는 얼어붙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남·북·러 물류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와 지난달 27일 민간단체의 대북 비료지원 승인 등은 대표적인 유연화 조치로 꼽을 수 있다. 이산가족 상봉도 한 차례 있었고, 북한 최고위급의 전격적인 인천방문도 있었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 문제, 근본적으로는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하려 한다는 의심이 북한 지도층 내에 쌓이면서 남북관계는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최악의 신뢰 빈곤 단계인 것이다. 최근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하고 국방위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핵 타격 수단이 본격적인 소형화 다종화 단계에 들어선 지 오래"라는 협박도 서슴지 않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북한의 나이 어린 지도자의 불안정성과 불가측성이다. 북한 군부 2인자 처형설과 급작스런 러시아 방문 취소, 그리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개성공단 방문 취소 등은 그가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확산시키고 있다.



급변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은 명확하다. 남북이 관계를 개선하고 민족 공동의 이익을 위해 크고 작은 견해차들을 극복해 내는 것이다. 궁극적 지향점은 통일일 것이다. 이는 우리 후손의 미래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당장 한반도가 강대국들의 패권 경쟁터가 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 반대로 치닫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 불가피성의 이유가 되고 있고, 일본으로 하여금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되는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미일의 선제적 동맹강화는 중국 및 러시아와의 긴장을 유발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한반도 주변 정세가 복잡다기하게 전개되고 있다. 많은 뜻있는 전문가들은 "지금이야말로 남북 양측이 대화하고 관계 개선을 도모해야 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 정부의 과감하고 전략적인 선택, 즉 5·24 조치의 우선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하지만 그 결단을 내리는 데 있어 최대 걸림돌은 북한 자신이다.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대결 자세를 계속 고집한다면 5·24 조치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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